사실상 사문화된 법… 배경 주목 최근 필리핀 정부가 자국 여성에 대한 국제결혼을 알선하면 처벌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우리 정부에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필리핀 정부가 자국 여성의 국제결혼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혀옴에 따라 우리나라 남성과 필리핀 여성의 국제결혼이 한층 어려워질 전망이다. 2000∼2013년 우리나라 남성과 결혼한 필리핀 여성은 1만9369명에 이른다.
필리핀의 ‘결혼중개업금지법’에는 필리핀 여성을 외국인과 결혼시킬 목적으로 회사를 설립하고 광고, 출판, 전단지 배포 행위를 할 경우 징역 6∼8년, 벌금 8000∼2만페소(약 20만∼50만원)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 필리핀은 자국 여성이 외국 남성과 금전적인 이유 등으로 결혼하는 사례가 계속 늘어나자 1990년 이런 내용의 결혼중개업금지법을 제정했다.
우리 정부는 필리핀 정부가 사실상 ‘사문화’되다시피한 결혼중개업금지법 조항을 갑자기 통보해온 배경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우선 필리핀 내에서 불법적으로 결혼중개를 하고 있는 내국인 또는 결혼중개 업체를 우리 당국에 알려 줄 경우 엄정히 수사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사전에 혼인경력, 건강상태, 직업, 범죄이력 등에 대한 신상정보를 당사자들에게 제공하고 현지 법령을 준수할 경우 국제결혼 중개도 허용하고 있다. ‘묻지마 주선’이나 미성년자 결혼 알선, 허위 과장광고 등으로 불법 주선한 경우에만 처벌한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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