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또 장외투쟁, 황교안 대표의 ‘대권놀음’일 뿐이다

2019.08.19 20:41 입력 2019.08.19 20:44 수정

자유한국당이 24일 광화문 집회를 시작으로 전국 각지에서 장외투쟁을 벌이겠다고 나섰다. 3개월 만에 장외투쟁 재개를 선언한 황교안 대표는 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광화문을 시작으로 전국 각지에서 장외투쟁을 지속해서 열어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 국민의 경고를 전하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가 지난 14일 대국민담화에서 문 대통령에게 국정 대전환을 촉구하며 경고한 ‘특단의 대책’이 고작 장외투쟁이라니 명분과 실효를 운운하기에도 낯뜨겁다. 무엇보다 황 대표 스스로 “국가적 위기 상황”이라면서, 국회에서 초당적인 대책과 해법 마련에 천착하지 못할망정 다시 거리로 뛰쳐나가겠다니 무책임한 처사다. 정녕 실력과 열정이 있다면 정부·여당에 대한 견제와 비판, 설득력 있는 대안 제시는 국회라는 마당에서도 능히 가능하다. 더욱이 그 견제와 비판의 ‘운동장’이라 할 정기국회와 국정감사를 앞두고 있다.

지난 4월 개혁 법안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항의해 두 달 넘게 전국을 돌며 장외투쟁을 벌여 국회 기능을 마비시켰던 한국당이다. 미뤄진 민생 현안과 일본의 경제보복, 미·중 무역분쟁,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에 따른 대책과 입법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런 판국에 또다시 장외로 나가 “이전과는 전혀 다른 강력한 투쟁”을 하겠다니 한국당은 대체 누구를 위해 복무하는 정당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민생과 안보는 안중에 없고 오로지 정부 실정에 기대어 반사이익만 꾀하고 지지층 결집에 골몰하는 것은 ‘황교안 대권놀음’이라 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황 대표는 당과 자신의 지지율 하락에 따른 리더십 위기를 돌파하고 지지층을 결집하려 장외투쟁 카드를 꺼냈을 터이다. 당내에서 나온 지적처럼 “거리투쟁 이외엔 다른 정치적 상상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원외 대표의 한계”다. 한국당 지지율이 황 대표 취임 직전 수준으로 돌아간 상황에서, 지난번 장외투쟁 와중에 ‘맛본’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이 어른거릴지 모른다. 자극적인 색깔론과 ‘반문 깃발’에 목매는 장외투쟁으로 일시적이나마 지지층을 결집시켜 상승 효과가 나타났지만 이는 신기루에 불과하다. 3개월도 못 가 주저앉은 지지율이 징표다. 정책 대안과 비전은 제시하지 못한 채 ‘투쟁’만으로는 신뢰를 얻을 수 없다. 낡은 장외투쟁은 황 대표의 대권놀음에는 잠시 마취효과가 있을지언정, 수권정당으로서 한국당에 대한 한 가닥 남은 기대마저 접게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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