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구·경북을 응원해야 할 이유

2020.02.24 20:43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속도만큼이나 대구·경북 지역 주민의 불편과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평소 북적대던 대구 칠성시장은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18일부터 손님이 뚝 끊겼다. 24일에는 오가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고 한다. 반면 약국과 이마트에는 마스크와 소독제, 생필품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 유무 증상으로 자가격리 중인 시민들이 불안해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대구·경북 주민들은 1주일째 코로나19와 전쟁 중이다.

감염병에 대한 두려움 못지않게 이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사회 일각의 혐오와 기피 정서다. 서울의 일부 대형병원은 대구·경북 지역 환자들의 수술을 연기하고 있다고 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등은 25일부터 일정기간 대구~제주 노선의 운항을 중단키로 했다. 다른 지역에서 대구·경북을 오가는 교통편도 크게 줄고, 택배 발송도 끊겼다고 한다. 이 지역으로의 출장을 중단하는 기업도 있다. 대구·경북에 대한 ‘공포증’이 과도하게 전개되는 양상이다. 혐오 정서는 SNS에서 가짜뉴스 형태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24일 정례브리핑에서 가짜뉴스의 진위를 묻는 취재진에게 자신의 전화번호를 공개하며 “가짜뉴스는 사적인 자리에서 물어봐라”라고 대답했다.

정부는 감염병 경보를 ‘심각’으로 높이면서 대구·경북 지역 방역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선별 진료소를 확대하고 이동검체채취팀과 이동진료소를 가동했다. 감기증상이 있는 대구시민 2만8000명에 대한 전수조사도 실시한다. 이에 지역 의료진이 격리병원 파견을 자원하고 나서는 등 크게 호응하고 있다. 기업이나 연예인의 성금 기탁도 줄을 잇고 있다. 감염병과 같은 재난은 특정 지역의 탓도, 개인의 문제도 아니다. 재난 극복에서 정부의 역할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국민 모두의 지원과 배려가 필요하다. 혐오와 차별, 기피는 상처를 덧낼 뿐이다. 대구·경북 주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따뜻한 위로, 그리고 힘내라는 응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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