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사마르칸트 국제민족음악제서 환호받은 '국악'

송고시간2015-08-27 15:06

이 뉴스 공유하기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본문 글자 크기 조정

한국팀 '풍류', 반짝 스타로 인기…어디가나 "한국 음악 좋아요"

(사마르칸트<우즈베키스탄>=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한국 음악 좋아요."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는 25일(현지시간)부터 국제 민족음악 축제 '샤르크 타로날라리'(동방의 선율)가 열리고 있다. 65개국 대표팀이 참가해 자국의 민족음악을 부르며 경연을 펼치고, 학술대회도 여는 이른바 '문화 올림픽'이 열리는 것이다.

이 올림픽에서 국악이 인기다. 한국을 대표한 국악팀 '풍류'는 반짝 인기스타로 떠오를 정도다.

'풍류'팀은 축제 둘째 날 리게스탄 광장 무대를 달궜다. 이 팀은 경연에서 시나위 가락을 목소리로 부르는 '구음(口音)시나위'를 선보였다.

10명의 단원 중 8명은 거문고·가야금·해금·장고·아쟁·피리 등으로 반주했고, 2명은 노래를 불렀다.

타악기의 즉흥 연주를 '장구'가 주도하면서 현악기인 아쟁이 특유의 흐느끼는 듯한 선율을 만들어내자 관객은 넋을 놓았다.

또 애조 띤 판소리처럼 한국 특유의 목소리에도 박수갈채를 보내며 열광했다.

이 팀은 축제가 세계문화유산인 이슬람 사원을 배경으로 별이 쏟아지는 사막의 밤에 열린다는 데 착안해 달빛에 어울리는 노랑 치마에 백의민족을 상징하는 하얀 저고리를 입고 무대에 섰다.

경연이 끝나자 우즈베키스탄 국영방송을 비롯해 지역 방송, 외국 방송사까지 달려와 인터뷰를 하며 관심을 가졌다.

TV를 통해 '풍류'팀의 공연을 본 현지인들은 이 팀이 가는 곳마다 나타나 "장금이의 나라는 노래도 아름다워요. 한복도 예쁘고 최고예요"라고 소리치며 환호했다.

'풍류'의 인기는 우즈베키스탄에 퍼진 한류 드라마도 한몫했다. 특히 '대장금'은 인기가 높아 국영TV에서 지금까지 10번을 방영했을 정도다.

원래 일정대로라면 이 팀은 28일 무대에 올라 경연해야 했지만, 갑자기 스케줄이 변경돼 이틀 앞서 관객과 만났다.

'풍류'팀 단원은 27일 연합뉴스 기자와 만났을 때도 경연의 열기가 아직 가시지 않은 듯 상기된 표정으로 "감동을 전해주러 왔는데 예상 밖의 환대로 우리가 감동했다"고 입을 모았다.

경연 첫 소절에서부터 꺾기 창법을 발휘해 관객을 휘어잡았던 박혜련(여·33) 씨는 "구음시나위는 정해진 가사가 없는 즉흥성을 강조한 음악이다. 이번 경연에서 한민족 정서인 한과 신명을 목소리에 녹아내려고 온 힘을 다했다"며 "각기 다른 악기와의 조화가 중요해 6개월 이상 호흡을 맞춘 덕에 실수 없이 공연 펼쳤다"고 기뻐했다.

이 팀의 리더인 이정아(여·30) 씨는 "벌써 방송사와 6번 인터뷰했다"며 "K-팝도 아닌 국악에 관심을 둬줘 마음 흐뭇하고 힘이 난다"고 전했다.

호텔 로비서 즉석 장구 연주로 인기를 끈 임재정(33) 씨는 "30일 발표할 심사 결과, 입상을 못 해도 아쉬울 게 없을 거 같다"며 "전 세계의 다양한 전통 악기와의 교류는 한꺼번에 오감이 열린 것처럼 특별한 느낌"이라고 만족해 했다.

이들은 남은 일정동안 주최 측의 협조를 받아 공연을 보러 오기 어려운 주변 농촌을 방문해 '나눔 공연'도 펼치고 폐막 축하 무대에도 설 예정이다.

'풍류'는 거문고 산조 제16호 이수자인 중앙대 이형환 교수가 국악의 대중화와 해외 홍보를 위해 2006년 이 대학 예술대학의 전통예술학부 졸업생을 모아 창단했다.

창단 후 영국 에든버러 축제를 시작으로 미국, 중국, 카자흐스탄, 태국 등의 음악 축제에 참가해 국악을 선보였다.

국내에서는 외국 정당 대표 등 정치인 방한 시 국회에서 열리는 환영 무대에 연간 20회 정도 출연하고 있다.

이 축제의 심사위원으로 두 번째 참석한 이 교수는 "기악, 산조, 정악, 창작 등 연주곡과 판소리, 민요, 가야금병창 등 다양한 레퍼토리를 구사할 수 있는 게 우리 팀의 장점"이라며 "초청을 받았지만 외부 지원 없이 다들 사비를 들여 참가한 이유는 국악을 알리기에 가장 좋은 기회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단원들은 "우즈베키스탄에서 전통 음악이 국민적인 사랑을 받는 모습이 가장 인상 깊었다"며 "국악도 대중화가 되어 K-팝처럼 전 세계에서 사랑받도록 열심히 '알림이'가 되겠다"고 한결같이 다짐했다.

사마르칸트 국제민족음악제서 환호받은 '국악' - 2

wakaru@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