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심상치 않은 북·미 움직임, 대화 해결의 원칙 이어가야

2019.12.04 20:49 입력 2019.12.04 20:57 수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 영국을 방문하는 중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아주 좋은 관계라고 거듭 강조한 뒤에 한 말이지만 지금껏 북한을 두둔해오던 트럼프 대통령이 무력 사용을 언급한 것은 예사롭지 않다. 김 위원장을 조롱하듯 불렀던 ‘로켓맨’이라는 말도 2년 만에 다시 입에 올렸다. 그런가 하면 북한 매체들은 4일 김 위원장이 군 고위간부들과 함께 군마를 타고 백두산에 오르는 장면을 보도했다. 중대 사안을 결정한다며 노동당 중앙당 전원회의도 소집했다. 전날에는 리태성 외무성 부상이 연말까지 새 협상안을 내놓으라며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재개를 시사했다. 연말 시한을 앞두고 북·미 대화를 둘러싼 난기류가 심상치 않다.

최근 북·미 간 신경전은 2년 전 상황을 상기시킨다. 북한이 2017년 7월4일 ICBM급 화성-14형을 발사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화염과 분노”에 이어 ‘완전한 파괴’를 위협했다. 이후 전략무기 전개 등이 이어지면서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달았다. 그때처럼 ‘연말 협상’ 시한이 다가오면서 북·미 양측의 군사대응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4일 전군주요지휘관 회의에서 “북한이 군사활동을 강화하고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맞서 미군도 연일 한반도 상공에 최첨단 정찰기들을 띄워 북한을 감시하고 있다.

지금 북·미가 쏟아내는 강경 메시지는 일종의 협상 전술로 보인다. 하지만 대화 분위기는 한번 흐트러지면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 최근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협상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 내년 11월로 예정된 미국 대통령 선거를 위해 북한을 몰아붙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만약 트럼프의 ‘무력 사용’ 언급이 북한에 대한 엄포를 넘어 재선을 위한 대응책의 시작이라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 자칫 협상판 자체가 깨질 수도 있다.

물론 북·미가 아직은 서로에 대한 기대를 접지 않고 있다는 점은 다행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김 위원장을 좋아한다”고 했고, 북한도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할지는 미국에 달렸다”고 했다. 북·미 양측은 이대로 극한 대치로 치달아서는 안된다. 그러려면 우선 군사대결 행동을 중지해야 한다. 마침 북·미 협상 미국 측 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이달 중순 방한한다. 북·미는 대화를 통한 해결이 유일한 답이라는 점을 확인, 연말까지 해법을 찾아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북·미 양측이 대화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도록 촉진자 역할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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