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교회의 국민일보 상대 소송 ‘1심 판결’ 분석] ② 시한부 종말론 집단이라는 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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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5.06.25. 오후 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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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구 안상홍증인회)’가 국민일보를 상대로 제기한 정정·반론보도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부분은 시한부 종말론을 주장한 사실을 부인하는 것이었다.

하나님의교회가 과거 시한부 종말론을 수차례 외쳤다가 불발에 그쳤다는 사실이 알려질 경우 반사회적 종교집단이라는 여론이 거세지는 것과 이 사실을 잘 모르는 신도들의 이탈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하나님의교회는 14개 자료를 제출하며 시한부 종말론을 거론한 사실을 적극 부인했지만 국민일보가 제출한 6개 증거 자료의 진실성을 뒤집지는 못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15부(부장판사 김홍준)는 1심 판결문에서 “고 안상홍을 재림 그리스도 ‘아버지 하나님’으로, 장길자를 ‘어머니 하나님’으로 믿는 하나님의교회가 국민일보 소명 자료의 신빙성을 탄핵하고 시한부 종말론 관련 기사가 진실하지 않음을 증명하기 위해 제출한 증거만으론 국민일보의 사실적 주장이 진실이 아니라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정정보도 청구를 기각했다.

하나님의교회가 시한부 종말론을 주장했다고 재판부가 제시한 근거는 여러 가지다(표 참조). 재판부는 하나님의교회 창시자 안상홍의 저서 ‘신랑이 더디 오므로 다 졸며 잘새?’와 하나님의교회 교회교육원의 설문조사, 하나님의교회가 발행한 잡지 ‘십사만사천’, ‘한국인의 신흥종교 2002 실태조사연구집1(부제: 자칭 한국의 재림주들, 2002년)’에 시한부 종말론과 관련된 글이 기재돼 있다고 판단했다.

또 탁지원 현대종교 소장과 관련된 법원 판결문에 나오는 ‘1988년 종말이 온다’는 취지의 전도서, 하나님의교회 내에 2012년 지구 종말이 올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사실, 방송국 시사고발프로그램에서 하나님의교회의 시한부 종말론을 취재·보도하려 했던 사실, 시한부 종말론으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피해자 모임을 결성한 사실 등을 근거로 들었다.

이어 “대구지역 하나님의교회를 담임했던 우종현씨가 ‘하나님의교회는 1988년, 1999년, 2012년 시한부 종말론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는 기사에 대해서도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하나님의교회가 1988년, 1999년, 2012년 시한부 종말론을 제시하였다는 것이 진실이 아니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특히 ‘Y2K(밀레니엄 버그)로 인한 1999년 종말론을 주장하며 신도들에게 물품을 서둘러 준비하라고 지시했다’는 국민일보 기사에 대해서도 하나님의교회는 “일반적 차원에서 Y2K에 대해 비상물품을 준비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며 정정보도를 요구했지만 이마저도 기각당했다.

재판부는 “하나님의교회가 신도였던 오모씨에게 1999년 당시 ‘2000년 1월 1일 Y2K로 모든 것이 폭발하고 세계가 종말을 맞이하기 때문에 물품을 서둘러 준비하라’는 연락을 하고 신도들이 청계천과 남대문 등을 돌며 비상물품을 사들인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하나님의교회가 신천지보다 위험한 이유는 중독성이 강한 시한부 종말론을 제시하기 때문’이라는 기사에 대해서도 “하나님의교회가 신천지보다 위험하다거나 시한부 종말론의 중독성이 강하다는 등의 표현은 단순한 의견이나 평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허호익 대전신학대 교수는 “시한부 종말론을 주장하는 이단이 반사회적 종교집단인 이유는 신도들에게 종말을 강조해 학업을 포기시키고 가정·사회생활을 등한시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라며 “국민일보는 앞으로도 시한부 종말론 집단에 대한 비판과 감시 역할을 적극 수행해 달라”고 당부했다.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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