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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오바마가 칭찬했던 한국 교육, 학력은 왜 자꾸만 밀리고 있나

입력 : 
2019-12-05 00: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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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만 15세 이상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하락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3일 발표한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PISA) 2018'에 따르면 우리 학생들은 세계 79개국 가운데 읽기 6~11위, 수학 5~9위, 과학 6~10위를 차지했다. OECD 37개국 중에선 읽기 2~7위, 수학 1~4위, 과학 3~5위였다. 우리나라는 읽기·수학·과학 모든 영역에서 중국(1위)과 싱가포르(2위)에 뒤졌다. 일본은 읽기에서 우리에게 밀렸지만 수학과 과학은 앞섰다. 수치상으로 우리 학생들이 상위권 수준의 성취를 보였지만 주변 경쟁국에 비해선 크게 뒤진 셈이다.

더 심각한 것은 우리 학생들의 과목점수와 순위가 전반적으로 하락세라는 점이다. 읽기의 경우 2006년 556점으로 세계 1위였지만, 지난해 514점으로 OECD 국가에서 2~7위로 밀렸다. 수학은 2012년 554점(OECD 1위)이었지만 이번에 526점에 그쳤고, 과학은 2000년 552점(OECD 1위)에서 519점으로 떨어졌다. 자기 학년의 수업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이 늘고 있는 점도 걱정이다. 중3의 경우 '읽기' 기초학력미달 비율이 10년 새 3배 가까이 늘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칭찬했던 교육시스템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학력이 밀리는 것은 국가 차원의 학력진단과 체계적 관리가 부족한 탓이 크다. 실제로 현 정부 들어 '시험 없는 세상'을 외치며 학업성취도 평가를 전수방식에서 표집방식으로 전환하면서 학력미달 비율이 급증했다. 시험을 안 치면 학력 저하가 심화하고 저소득층을 포함한 학습부진자는 낙오할 수밖에 없다.

기초학력 보장은 공교육의 책무다. 우리가 전쟁 폐허를 딛고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올라서게 된 것도 교육의 힘이 크다. 학력 저하를 막고 교육경쟁력을 회복하려면 전국 초·중·고 학생에 대한 기초학력 진단평가와 우수교사 확충 등 학력지원 내실화 방안을 서둘러야 한다. 전교조가 반발한다고 흐지부지할 일이 아니다. 자사고·외고 폐지와 같은 교육평준화 정책 대신 4차 산업혁명 시대 인재 양성을 위한 수월성 교육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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