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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산업현장 셧다운만은 막아야 한다

입력 : 
2020-02-25 00: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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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으로 전국 산업 현장에 초비상이 걸렸다. 기업 직원들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르면서 사업장 폐쇄, 생산 차질 등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구·경북에서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데 이어 산업단지가 밀집해 있는 부산·울산·경남 등이 뚫리면서 '영남벨트'에 셧다운(일시 중지)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경북 구미사업장 무선사업부 소속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22~24일 사업장 전체를 폐쇄했다. LG전자 구미사업장도 대구와 경북 청도에서 출퇴근하는 생산직 근로자 전원에게 유급휴가를 시행하기로 했다. 구미 국가산업단지에는 전자, 섬유 등 2600개 업체가 몰려 있어 도미노 셧다운도 우려된다.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업종이 집중돼 있는 울산도 비상이 걸렸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컨베이어벨트 생산체제여서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빠르게 확산될 우려가 크다. 조선 업계도 대규모 사업장에 2만여 명이 근무하고 있어 자칫 방역망이 뚫리게 되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빠지게 된다.

지역사회 감염이 본격화하면서 대기업, 협력업체 할 것 없이 확진자가 발생하다 보니 연쇄 생산 차질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 21일 경북 경주에서 숨진 채 발견된 남성이 현대자동차 협력사인 서진산업 근로자로 알려지면서 이 회사는 24일까지 공장을 폐쇄했다. 자동차 업계는 중국산 부품 공급이 끊기면서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등 한 차례 홍역을 치렀는데 부품 공장이 폐쇄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하다. 기업들은 정밀 방역을 실시하면서 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문제는 확진자가 한 명이라도 나오면 장기간 생산라인을 세울 수밖에 없는 속수무책의 상황이라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산업 현장이 셧다운되면 수출과 내수에 치명적이다. 올해 반등이 예상됐던 수출은 지난 1월까지 1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는데 2월 수출 역시 코로나19 충격 여파로 감소가 예상된다.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수출이 흔들리면 성장률은 곤두박질칠 수밖에 없다. 셧다운으로 수출 차질이 빚어질 경우 한국의 산업 경쟁력이 흔들리고 국가 신용도마저 추락할 수 있다. 기업들은 철저한 방역은 물론 생산 인력과 부품 공급, 물류 체계 전반에 걸쳐 비상대응 체제를 가동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어떤 경우에도 산업 현장 셧다운만은 막을 수 있게 총력 지원 체제를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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