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바로가기

기사 상세

사설

[사설] 조국 청문회서 더 이상 `모른다`는 말은 듣고 싶지 않다

입력 : 
2019-09-06 00:02:01

글자크기 설정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우여곡절 끝에 오늘 열린다. 이번 청문회에선 조 후보자의 역량과 정책 검증도 필요하지만, '딸 입시 스펙 조작' '가족 사모펀드' '가족 사학재단 웅동학원' 등 그와 가족을 둘러싼 의혹의 실체를 제대로 규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조 후보자 딸의 '가짜 총장상' 의혹을 덮기 위해 조 후보자 부인과 여권 인사들이 대학 총장에게 회유성 전화를 걸어 증거 인멸을 시도했는지 여부도 밝혀져야 한다.

지난 2일 조 후보자가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해명에 나섰지만 모든 의혹에 대해 관여한 바 없다고 부인하면서 셀프 청문회로 끝났다. 당시 조 후보자는 8시간 넘게 진행된 간담회에서 "아내가 해서 몰랐다" "이과 쪽 논문이라 몰랐다" "사모펀드 자체를 몰랐다"는 등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의 입에서 '모른다, 몰랐다'(88회), '알지 못했다'(27회), '알 수 없었다'(14회), '이번에 알았다'(7회), '처음 들었다'(5회)는 표현만 141차례가 나왔다. "기자간담회에서 의혹이 대부분 해소됐다"는 여당의 자평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실망과 분노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것도 그의 무책임한 태도와 무관치 않다. 얼마 전까지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공직자 비리를 검증했던 그가 정작 자신과 가족 의혹에 대해선 대부분 "모른다"며 눈을 감으면 이를 수긍할 국민들이 얼마나 되겠나. 조 후보자가 교수로 재직했던 서울대 총학생회와 로스쿨 학생들까지 나서 "불공정함을 용인하고 책임을 회피하며 모르쇠로 일관하는 자가 어떻게 대한민국의 법무부 장관이 될 수 있느냐"며 자진 사퇴를 외친 것도 이런 민심이 표출된 것으로 봐야 한다.

법무부 수장은 일반인들보다 훨씬 더 높은 도덕성과 신뢰, 준법정신이 요구되는 자리다. 만일 조 후보자가 청문회에서도 부인과 조카, 교수 등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변명과 부인으로 일관한다면 민심도 끝내 등을 돌릴 것이다. 조 후보자가 정말 억울하다면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경위를 낱낱이 파악해 청문회에서 솔직하게 밝히는 것이 올바른 자세다. 더 이상 "모른다"는 말은 듣고 싶지 않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