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식어가는 한국 경제, 구조개혁 통해 활력 찾아야

2019.09.09 21:03

한국 경제가 성장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한국은행은 9일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 추정’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를 분석하고 전망했다. 보고서가 새로 추정한 연평균 잠재성장률을 보면 2001~2005년 5.0~5.2%에 달했던 것이 2016~2020년에는 2.7~2.8%로 추락했다. 잠재성장률이란 물가 상승률을 높이지 않는 범위에서 노동과 자본을 최대로 활용해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을 말한다. 잠재성장률의 급락은 그만큼 한국 경제가 급속히 시들어가고 있다는 의미다.

잠재성장률의 급락은 노동과 자본 투입증가세 둔화와 총요소생산성의 정체에 기인한다. 노동투입이 늘지 않고 투자도 지지부진한 가운데 생산과정에서의 혁신도 정체됐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잠재성장률보다 실질성장률의 하락이 빠르다. 잠재능력조차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게 한국 경제의 현실인 것이다. 미래도 불투명하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생산연령인구의 빠른 감소, 성장한계에 달한 주력산업,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투자 부진이 앞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에 경고음이 끊이지 않는다. 지난주에는 한국 경제의 디플레이션 우려를 증폭시키는 지표가 발표됐다. 물가상승률이 1965년 통계가 작성된 이래 처음으로 0을 기록한 것이다. 저물가·저성장의 과거 일본 장기침체를 연상케 한다. 정책 당국은 물가하락을 계절적인 요인으로 돌리고 디플레이션 우려를 일축했다. 그러나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은 우리 눈앞에서 현실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이 돼가고 있다.

한국 경제는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이대로 간다면 일본의 전철을 되풀이할 것이 뻔하다. 이날 방한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도 한국의 성장 둔화를 지적했다.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해 전방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경제 전반의 구조개혁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규제개혁과 함께 노동시장의 비효율성도 개선해야 할 것이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이고 저출산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더 이상 미루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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