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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북 회담 또 빈손, 北 비핵화 의지부터 재확인해야

입력 : 
2019-10-07 00: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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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스톡홀름에서 5일(현지시간) 열렸던 미국과 북한 간 비핵화 실무협상이 또 빈손으로 끝나 실망스럽다.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회담 결렬 후 7개월 만에 만난 건데 다시 노딜을 반복한 꼴이다. 협상 결렬을 선언한 김명길 북측 대표의 표현에는 미국을 향한 강한 유감이 담겨 있다. 그는 "미국이 그동안 새로운 방법을 시사하며 기대감을 한껏 부풀게 했으나 우리가 요구한 계산법을 하나도 들고나오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반면 미국은 국무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져갔다"고 반박했다. 이어 "미국과 북한은 70년간 걸쳐온 한반도에서의 전쟁과 적대의 유산을 단 한 차례의 과정을 통해 극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차분하면서 의미 있는 코멘트도 덧붙였다.

양측은 이번 실무협상에서 북한의 비핵화 실행조치와 이에 따른 미국의 상응조치를 둘러싸고 미국의 '포괄적 합의 먼저'와 북한의 '단계적 합의' 간에 격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영변시설 폐기+α 등 북한의 구체 조치에 맞춰 미국의 연락사무소 개설을 비롯한 체제안전보장 조치와 섬유·석탄 수출 제재 유예 등 일부 제재 완화를 상응 조치로 논의했을 텐데 북한은 미국을 향해 "구태의연한 태도를 버리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북한과의 협상에서 절대로 견지해야 할 원칙은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확실하게 확인하고 그 토대 위에서 합의를 이뤄내야 한다는 점이다. 하노이 회담 이후에도 북한은 핵실험만 재개하지 않았을 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포함한 미사일 발사에 지속적으로 나서면서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하는 등 한국과 미국을 향한 도발을 멈추지 않았다. 상대가 있는 협상이니 결실을 위해선 양보하고 절충해야 한다. 그렇지만 북한이 원하는 제재 해제와 체제안전보장을 얻어내려면 비핵화에 관해 단계적이 아닌 포괄적 합의로 가야 한다. 이것이 한미뿐만 아니라 국제사회가 원하는 방향임을 북한도 모르지 않을 것이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완전한 북한 비핵화가 출발이자 종착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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