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까지 뒤졌는데"...검찰, 유병언 못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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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4.05.21. 오후 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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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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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이주영,이희훈 기자]

▲ 지친 검찰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이 최근까지 머무른 것으로 추정되는 경기도 안성시 보개면 상삼리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시설 금수원에서 21일 검찰이 수색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 이희훈

▲ 수색 마친 검찰 '허탕'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이 최근까지 머무른 것으로 추정되는 경기도 안성시 보개면 상삼리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시설 금수원에서 21일 검찰이 수색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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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신: 21일 오후 9시 44분]
아무 성과 내지 못한 검찰 '허탈'

검찰은 결국 유병언 일가를 찾지 못했다. 청해진해운 실소유주로 알려진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등을 강제 구인하기 위해 21일 기독교복음침례회 시설인 금수원에 진입했지만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이다.

이날 낮 12시 6분께 현장에 들어간 인천지검 특별수사팀 검사와 수사관 수십여 명은 유 전 회장과 아들 대균씨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8시간에 걸쳐 수색을 벌였으나 두 사람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했다.

검찰은 유 전 회장 구인장, 대균씨 체포영장과 더불어 금수원 압수수색 영장까지 추가로 발부받아 집행에 나섰다. 초반에는 신도들과 검찰 간에 신경전이 벌어졌지만 이후 차분히 수사가 진행됐다고 기독교복음침례회는 전했다. 교회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검찰이) 이날 금수원 일대 30여개 건물을 다 수색했고, 인근 산속까지 뒤졌다"고 말했다.

유 전 회장 일가 강제 구인에 실패한 검찰은 이날 총 8박스 분량의 압수물을 가지고 오후 8시 5분에 금수원을 빠져나왔다. 최근까지 유 전 회장이 머무른 것으로 의심되는 금수원 인근 별장을 포함한 금수원 내 CCTV 영상 전부도 확보했다. 검찰은 영상에 유 전 회장이 도주하는 장면이 있는지 분석할 계획이다.

검찰은 이미 발부받은 유 전 회장 구인영장이 오는 22일 만료되는 만큼, 그 때까지 영장을 법원에 반납하지 않고 소재 파악을 계속 할 가능성이 높다.

당초 이날 오전 검찰의 구인 영장 집행 소식이 알려지면서 금수원 앞은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검찰의 협조 요청을 받은 경찰이 기동대 1000여 명을 현장에 배치했기 때문이다. 신도들은 아침 일찍부터 금수원에 모여 대응 태세를 갖췄다.

이후 기독교복음침례회는 유 전 회장과 자신들이 '오대양사건'과 관련이 없다는 점을 검찰이 확인해 주면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검찰이 이를 받아들이자, 교회 쪽은 오전 11시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일부 신도들이 반발했지만, 이태종 기독교복음침례회 대변인은 "검찰이 수색할 수 있도록 길을 비켜달라"고 요청했다.

정문에 모여 있던 신도들은 금수원 정문 양옆으로 비켜섰고, 낮 12시 6분께 차량 8대에 나눠 탄 검찰이 금수원 안으로 들어갔다. 신도들은 검찰이 들어갈 때까지 다같이 손을 잡고 찬송가를 불렀다. 이후 정문을 다시 걸어 잠그고 앉아 집회를 이어갔다. 현장에는 유 전 회장 도주 차단과 취재진 접근 제한을 위해 경찰 500여 명이 배치됐다.

검찰과 경찰이 모두 철수한 오후 9시께, 기독교복음침례회는 금수원 대강당으로 신도들을 불러 모았다. 이들은 마무리 모임을 한 뒤 모두 귀가할 예정이다. 교회 관계자는 "향후 수사 방향에 따라 집회가 다시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검찰 진입한 직후 금수원 "우리가 남이가"  경찰이 21일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이 최근까지 머물렀던 것으로 추정되는 경기도 안성시 보개면 상삼리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시설 금수원 앞으로 집결한 가운데 검찰이 차량으로 진입한 직후 우리가 남이가 라고 적히 현수막을 붙히고 입구를 봉쇄했다.
ⓒ 이희훈

▲ 검찰, 금수원 수색 위해 진입  경찰이 21일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이 최근까지 머물렀던 것으로 추정되는 경기도 안성시 보개면 상삼리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시설 금수원 앞으로 집결한 가운데 검찰이 차량으로 진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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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신 : 21일 오후 6시 57분]
유병언 잡으러 간 검찰, 6시간 넘게 '무소식'

검찰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를 강제 구인하기 위해 기독교복음침례회(아래 구원파)의 총본산인 금수원에 들어갔지만, 6시간 넘게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해 선사 실소유주인 유 전 회장 일가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은 21일 오후 12시 6분께 차량 7대에 나눠 타고 금수원에 들어갔다. 이날 수색은 구원파가 검찰 구인장 집행을 허용하면서 이뤄졌다.

금수원에 들어간 검찰은 유 전 회장 구인영장, 아들 대균씨 체포영장과 더불어 금수원 압수수색 영장을 추가로 발부받아 동시에 집행하고 있다. 간혹 검찰 차량인 은색 승합차가 몇 차례 금수원 정문을 오갔지만 유 전 회장 구인 소식은 들리지 않는 상황이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이 이미 다른 곳으로 달아났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유 전 회장 일가 추적 단서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유 전 회장 등이 머문 곳으로 알려진 인근 비밀별장의 CCTV기록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수원 면적이 축구장 30개 규모인 만큼 유 전 회장 일가 은신 여부를 확인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금수원 정문 앞쪽에 4개 중대 기동대를 배치해 취재진 접근을 막고 있다. 구원파 쪽도 취재진 접근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취재진이 정문 쪽으로 접근하면 남성 신도들이 다가와 멀찌감치 가라고 경고한다.

이런 가운데, 일간지 사진기자가 금수원 내부에 들어갔다가 구원파 관계자들에게 잡히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오후 4시 45분께 취재 중이던 한 사진기자가 금수원 정문에서 약 20m 떨어진 언덕에 올라갔다가 근처에 있던 구원파 관계자 10여 명에게 잡혔다. 이들은 "우리 땅 안에 침입했다"며 기자의 카메라를 빼앗았다. "금수원 땅인지 몰랐다"는 사진기자의 해명에도 이들은 금수원 안으로 기자를 데려갔다. 약 15분 뒤, 구원파 쪽은 카메라를 돌려주면서 기자를 밖으로 보냈다.

이후 현장으로 취재진이 몰려들자, 구원파 관계자들은 기자들을 향해 "함부로 들어오면 현행범으로 체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2신 대체 : 21일 오후 2시 15분]
구원파, 검찰 진입하자.... 김기춘 향해 "우리가 남이가"

"우리가 남이가!"

21일 낮, 기독교복음침례회(아래 구원파) 시설인 금수원 정문에 새로운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검찰이 세월호 실소유주로 알려진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을 검거하기 위해 내부로 진입하자, 구원파는 흰 바탕에 진분홍 글씨로 위와 같은 내용이 적힌 플래카드를 새로 달았다.

'우리가 남이가'는 김기춘 비서실장이 연루됐던 1992년 '초원복집 사건'에서 등장한 표현이다. 당시 법무부 장관이던 김 비서실장을 포함한 여권 인사들은 부산 초원복집에서 비밀 회동 자리를 마련했다. 여기서 "우리가 남이가, 이번에 안 되면 영도다리에 빠져 죽자", "지역감정을 자극해 영남권 득표율을 높이자"라는 모의가 이뤄진 사실이 도청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었다.

앞서 "김기춘, 갈 데까지 가보자"라는 검정 플래카드를 걸었던 구원파는 "우리가 남이가"라는 내용으로 또 다시 김 비서실장을 겨냥하는 모습이다.

그동안 이들은 "1991년 32명이 집단 변사한 오대양 사건 당시 구원파가 이 사건과 관계있는 것처럼 보도됐지만 무죄로 판결났다"면서 "당시 법무부장관이던 김 비서실장은 이를 잘 알고 있다"고 언급해왔다. 그러면서 김 비서실장이 "불리한 상황이 있을 때 구원파를 내세워 덮으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구원파 관계자는 새로운 플래카드를 건 배경과 관련해 "메시지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고만 설명했다

▲ 금수원 진입하는 검찰  경찰이 21일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이 최근까지 머물렀던 것으로 추정되는 경기도 안성시 보개면 상삼리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시설 금수원 앞으로 집결한 가운데 검찰이 차량으로 진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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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이날 낮 12시 6분께 유 전 회장 일가 신병 확보를 위해 금수원 안으로 진입했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 소속 검사와 수사관 수십 명은 버스·승합차·승용차 8대에 나눠 타고 정문으로 들었다. 또한 검찰은 금수원 압수수색 영장도 집행해 유 전 회장 일가의 범죄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물 확보에 착수했다.

신도들은 금수원 정문 안팎에 다시 모여 다함께 찬송가를 부르고 있다. 남성 신도 40여 명은 정문 바깥에서 팔짱을 끼고 스크럼을 짰다. 금수원 앞쪽에는 경찰 기동대 수백여 명이 배치돼 취재진 출입을 막았다. 소방차량 5대도 만일의 상황을 위해 대기 중이다.

[1신 : 21일 오전 11시 50분]
구원파 자진 철수... 유병언 영장 집행 협조키로

▲ 검찰 출입 위해 길 만든 구원파 신도들  경찰이 21일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이 최근까지 머물렀던 것으로 추정되는 경기도 안성시 보개면 상삼리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시설 금수원 앞으로 집결하면서 공권력 투입이 예상되는 가운데, 구원파 신도들이 정문 앞에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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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영장실질심사에 나오지 않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에게 구인영장을 집행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유 전 회장 등이 머무른 것으로 추정되는 기독교복음침례회(아래 구원파) 시설 금수원 수색 개방을 허용하고 검찰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금수원 관계자는 21일 오전 11시께 "유 전 회장과 구원파가 오대양 사건과 관련 없다는 것을 검찰로부터 공식 통보받았다"며 현장에 모인 신도들을 철수시키고 영장 집행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차장검사)은 "유 전 회장 구인영장, 대균씨 체포영장 등을 집행하기 위해 금수원에 있는 신도들의 귀가조치 등 수사협조를 기독교복음침례회 쪽에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금수원은 "검찰에 의해 명예회복이 이뤄지면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금수원의 수사협조 발표를 들은 일부 신도들은 "원통하고 분해서 못 비키겠다"고 항의했다. 그러자 한 구원파 관계자 신도들을 향해 "우리는 살인집단이 아니라는 것을, 유 전 회장은 나쁜 분이 아니라는 걸 증명해야 한다"며 "개별행동 하지 말고 뒤쪽(정문 안쪽)분들은 대강당으로 이동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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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이 21일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이 최근까지 머물렀던 것으로 추정되는 경기도 안성시 보개면 상삼리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시설 금수원 앞으로 집결하면서 공권력 투입이 예상되는 가운데, 구원파 신도들이 정문 앞에 지키고 있다.
ⓒ 이희훈

신도들은 조별로 일어나 검찰이 진입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었다. 단, 취재진의 출입은 통제하고 있다. 구원파 신도 남성 20여 명은 정문 바깥 쪽에 남아 철통 경비 중이다.

구원파가 수사 협조 의사를 밝히기 전까지만 해도 금수원 앞은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경찰이 검찰의 협조 요청에 따라 이날 오전 5시부터 병력 10중대 1000여 명을 현장에 배치했기 때문이다.

구원파 신도들은 즉시 공권력 투입을 대비해 금수원으로 집결했다. 당시 구원파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현재 (신도) 약 1000명이 금수원 안에 있다"며 "사실상 경찰이 들어올 거라 다들 생각하고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신도 300여 명은 금수원 정문 안쪽 바닥에 앉아 비장한 표정으로 바깥을 바라봤다. 정문 바깥에도 남성 20여 명이 검찰 수사에 항의하는 피켓을 들고 앉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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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이희훈입니다. www.leeheeh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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