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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10년來 최저 성장률, 대반전 이룰 방도는 있나

입력 : 
2019-11-30 00: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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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2.2%에서 2.0%로 낮췄다. 이런 전망치가 현실화된다면 올해 성장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0.8%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게 된다. 이 전망치를 달성하리란 보장도 없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월에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9%로 처음 제시한 후 지금까지 모두 6차례에 걸쳐 하향 조정을 거듭했다. 그만큼 한국 경제가 예상했던 대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ING그룹(1.6%), 씨티그룹(1.8%), 스탠다드차타드와 JP모건(1.9%) 등은 한국 경제성장률이 올해 1%대로 곤두박질할 것이라는 보다 어두운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이런 성장률 추락은 고용을 악화시키며 경제를 더욱 움츠러들게 만든다. 지난 8월 5조8000억원에 이르는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경기 부양에 나선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그럼에도 생산·소비·투자는 2월에 이어 10월에도 '트리플 감소'를 기록하는 등 경기는 계속 냉각되고 있다. 성장률 하락의 원인으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일본의 수출규제, 반도체 가격 하락 등 대외적인 요인이 우선적으로 꼽힌다. 한국은 미·중 무역전쟁의 충격을 크게 받는 대표적 국가로 꼽힌다. 실제로 한국 수출은 지난해 12월 이후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고 경기 냉각의 원인을 해외 요인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소득주도성장 정책, 주 52시간 근무제, 법인세 인상 등이 기업의 투자 의욕을 꺾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이던 2009년 세계 경제성장률이 -1.7%로 뒷걸음질할 때에도 우리 경제는 비교적 선방했다. 그에 비해 올해에는 세계 경제가 2.3%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우리 경제는 추경을 편성하고도 세계 평균보다 낮은 성장률로 부진에 빠져 있다. 정부가 돈을 아무리 많이 풀어도 민간 부문의 활력이 살아나지 않고 있는 탓이다.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투자를 확대하도록 하려면 규제를 과감히 혁파하고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개혁해야 한다. 또 신사업을 육성하려면 기존 사업자와 새로운 사업자가 이해 충돌을 해소할 수 있도록 신속하게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정부가 재정 확대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기업이 마음껏 투자할 수 있는 환경부터 조성해야 성장률 반전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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