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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역사회로 번진 코로나19, 진짜 승부는 지금부터다

입력 : 
2020-02-18 00: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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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이 돌 때 감염 원인과 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가 발생하면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됐다고 본다. 코로나19 국내 확진자 중 29번과 30번이 이 경우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해외여행을 다녀오지 않았고 기존 확진자와의 접촉도 확인되지 않는다. 이들의 감염원이 된 사람은 본인이 감염된 사실조차 모르고 서울 시내를 활보하고 다닐 가능성이 있다. 지금까지 코로나19 검사는 중국 여행 이력이 있거나 특이증상에 대한 의사소견이 있는 경우에만 행해져 왔기 때문에 방역 그물을 벗어난 감염자들이 얼마나 될지 알 수 없다. 무증상 또는 일반 감기로 여기고 지내는 감염자들에 의해 지금 이 순간에도 바이러스가 번져 나가고 있을지 모른다.

정부는 17일 코로나19 방역의 중점을 국내 유입 차단에서 지역사회 확산 방지로 옮겨가기로 했다. 일단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되면 확진자 중심의 맨투맨식 관리는 큰 의미가 없다. 진단검사를 확대해 환자를 조기 발견하고 환자 한 명당 추가 감염자 수를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지역사회 감염 범위를 지금 수준에서 억제하려면 앞으로 2~3주간 방역 활동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정부는 선제적 조치를 취해야 하고 개인은 위생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마스크 착용을 상시화하고 손을 더 자주 씻어야 한다. 마지노선은 고령 및 만성 질환자, 임신부 등 건강 취약층을 감염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다. 코로나19의 치사율은 높지 않지만 여느 전염병과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사망자가 취약층에서 발생하고 있다. 요양병원 등의 관리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정부는 며칠 동안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것에 고무돼 "머지않아 종식될 것"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등 자신감을 보였다. 확진자가 많이 나오지 않는 것은 진단검사가 제한적으로 이뤄진 탓도 있다. 결과적으로 섣부른 낙관론이었고 국민들의 경계심을 느슨하게 만든 측면이 있다. 최근 지하철 등에선 마스크 미착용자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코로나19와의 진짜 승부는 지금부터다. 정부는 정부대로, 개인은 개인대로 경계의 끈을 바짝 조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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