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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北 미사일 발사, 왜 일본이 한국보다 26분 먼저 발표했나

입력 : 
2019-08-26 00: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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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24일 새벽 북한의 미사일 발사 사실을 한국보다 먼저 발표한 것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일본 방위성은 이날 오전 7시 10분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합참) 발표 시점인 오전 7시 36분보다 26분 빨랐다. 올해 들어 북한은 8차례 미사일을 발사했는데 그때마다 한국이 일본에 앞서 알린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일본 언론들은 한국이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종료한다고 해도 일본 독자적으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응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야 다케시 일본 방위상도 "만전의 태세를 취하고 있어 빠르게 판단할 수 있는 정보가 모였다"고 밝혔다.

일본이 우리보다 먼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포착한 게 사실이라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지소미아 중단으로 일본으로부터 북한 미사일 발사 정보를 받지 못하면 안보에 구멍이 생길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 군당국은 그렇지 않다고 반박한다. 조기경보레이더와 이지스함의 탄도탄 탐지레이더 같은 감시·정찰 자산을 이중 삼중으로 가동하고 있어 북한 미사일 발사 징후를 실시간으로 잡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24일에도 발사체 동향을 사전에 파악했고 발사 후 최대고도와 비행거리, 비행속도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분석하느라 발표가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지소미아를 통해 주고받는 군사 정보가 미사일 발사 즉시 공유되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일본이 먼저 발표한 것을 확대해석할 필요가 없다는 게 우리 군당국의 입장이다.

하지만 지난 20일 한미 연합훈련이 끝났는데도 미사일 도발을 멈추지 않는 등 북한의 위협이 큰 상황에서 일본과의 안보 협력이 단절되면 국민의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를 일본에 통보했지만 오는 11월 22일까지는 유효하다. 지소미아는 한일 두 나라의 중요한 안보 자산이자 한·미·일 동맹을 잇는 끈이다. 3개월의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한일 정부는 막판까지 안보 협력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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