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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는 싸이다(종합)

싸이(사진=강영국 기자)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조우영 기자] 가수 싸이가 정규 앨범으로 돌아왔다. '칠집싸이다'가 12월 1일 발표된다. '강남스타일'이 수록된 '싸이 6갑(甲)' 이후 약 3년 5개월 만이다. '젠틀맨'부터 따져도 2년 8개월 만이다.

싸이는 '강남스타일'로 빌보드 싱글차트(핫100)에서 7주 연속 2위, 유튜브 조회수 24억 4330만뷰를 넘어서며 기네스북에 등재되는 등 국제적 스타로 떠올랐다.

하지만 그는 한국을 대표하는 가수로서 적잖이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데다 '원히트 원더'에 머무는 것 아니냐는 우려섞인 시선에 음악적 고민을 거듭해 왔다.

결국 그는 지난해 연말 콘서트에서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했던 터다. 그가 어떠한 음악을 들고나올지 또 한 번 큰 관심이 쏠린다.

그는 더블 타이틀곡을 내세웠다. '나팔바지'와 '대디(Daddy)'라는 곡이다. '나팔바지'는 1970~80년대 리듬 기타와 드럼 사운드가 돋보이는 복고풍 댄스 장르다. 싸이는 이 노래를 "가장 나다운 곡"이라고 소개했다.

'대디'는 강렬한 신스사운드가 주축이 된 빠른 템포의 중독성 강한 멜로디의 곡이다. 싸이 특유의 재치 있는 가사와 랩이 인상적이다. 싸이에 따르면 '나팔바지'가 이른바 '내수용'이라면 '대디'는 '수출용' 곡이다.

앨범에는 총 9곡이 수록됐다. 자이언티, 씨엘, 김준수, 전인권, 개코 등 국내 개성파 아티스트들이 참여했다. 블랙아이드피스 윌아이엠, 애드시런 등 글로벌 스타들도 힘을 보탰다.

30일 서울 여의도동 콘래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싸이는 "대한민국 주부의 마음으로 준비했다. 더블 타이틀곡뿐 아닌 앨범 전곡을 편식 없이 골고루 섭취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싸이는 앨범 발표 후 12월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 간 총 4회에 걸쳐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콘서트를 열고 팬들과 만난다.

다음은 싸이와 일문일답.

- 신곡이 나오기까지 너무 오래 걸렸다

▲ 이렇게 오래 걸릴 줄 몰랐다. 한때는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란 말처럼 내겐 음악이 그랬다. 하지만 여러분이 말씀하시듯 '중압감' 혹은 '미국병'이었는지 곡을 미처 한 두 마디 진행하기 전부터 내 머릿속에 사공이 많았다. 그 사공을 한 명으로 정하는데 굉장히 오래 걸렸다. 올 초 대학 축제 무대에 서면서부터 조금씩 정신이 들었다. '내가 하고 싶은 것 하고 싶어서 음악을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왜 남의 눈치를 볼까' 싶었다. '예전에 나라면'이란 전제 자체가 이상하지만 '내가 이런 노래를 썼던 사람이지'란 마음으로 9곡을 정성스레 채웠다. 내가 무슨 베토벤도 아니고 3분 30초짜리 음악을 만드는데 2년 8개월이 걸렸다. 하나('나팔바지')는 쉽게 만들고 하나('대디')는 어렵게 만들었다. 가요계 정설은 쉽게 만든 노래가 잘 된다는데 그걸 지켜보는 것도 재미 있을 것 같다.

- 싸이의 '초심'이란 무엇인가

▲ 내 스스로 '싸이스러움을 찾는다'는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싸이답지 않은 짓인 것 같다. 큰 무게가 된다. 예전처럼 거침 없음, 당돌함, 나아가서는 다소의 무례함. 두 아이가 계속 자라고 있기 때문에 지금 보다 젊었을 당시 서슬이 퍼런 음악을 할 수가 없다. 노래로 치자면 내 초심은 '새'다. '챔피언'도 있겠지만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깨달았다. 사실 초심이 무엇인지 모르겠더라. 그래서 제가 찾은 건 '그저 하고 싶은 걸 찾아서 딴따라가 된 나'였다. 하고 싶은 걸 하고 결과는 순리대로 받아들이자고 마음 먹었다.

- 더블 타이틀곡, 내수용과 수출용으로 나눈 이유

▲ 사실 농담삼아 한 이야기였다. '대디'(수출용)는 한창 중원의 꿈에 부풀어 있던, '마돈나와 난 친구야'라고 생각했던 작년 여름에 만들었던 곡이다. 아무래도 해외 활동을 조준한 요소가 많다. '나팔바지'는 올해 만든 노래다.

- 힘든 시기, 마인드 콘트롤 만으로 어려웠을 텐데

▲ 상기되고 들뜬 마음에서 마인드 콘트콜 해봐도 안 될 때는 방법이 없다. 술로 마음을 다스리고 달랬다.

- 자이언티, 씨엘, 전인권 등 다수 아티스트가 참여했다

▲ 피처링으로 큰 덕을 본 건 과거 쿨 이재훈과 함께 했던 '낙원'이란 곡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최적화 된 음악을 들려드리기 위한 최선을 찾았을 뿐이다. 나보다 그 곡의 감정선을 잘 전달해 줄 분을 찾은 것이다. 회사가 다르고 누구 음원이 언제 나오냐를 떠나서 많은 뮤지션과의 교류는 늘 좋다.

- 6집 낼 때 파트1이었다. 파트 2 건너뛰고 왜 바로 7집인가

▲ '강남스타일'이 그렇게 잘 될 줄 몰랐다. 바로 파트 2를 내려고 했는데 그러하질 못했고, 이제서 시간이 흘러 파트2로 이어가기에는 너무 애매했다. 또한 활동 기간이 15년인데 정규앨범이 6장 밖에 없으면 내 자숙기간이 너무 티가 날까봐 건너 뛰었다.(웃음) 6갑 파트1은 화석처럼 기억해 달라. 또한 숫자 7은 '럭키세븐'이기도 하지 않나.

- '강남스타일' 이전 마이너 감성과 지금의 싸이 차이점은

▲ '싸이가 B급이다. 마이너 감성을 지향했다'는 말은 내가 의도한 게 아니다. 그저 대중이 수식어를 그렇게 붙여주셨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B급 문화를 상징하는 한 축이 됐다. 그런데 생각해 보라. 이 세상 어느 사람이 B급이 되고 싶겠나. '새'도 나에게는 그것이 'A급'이고 최선이었다. 나는 '메이저'라고 생각했지만 많은 분이 '마이너'라고 여기신 거다. 이제 와서 달라진 게 있다면 예전보다 때가 묻었고 덜 '날 것' 같을 순 있다. 이건 나뿐만 아니라 모든 뮤지션이 겪는 일이다. 문화·예술 분야에서 가장 강력한 건 '자연스러움'인 것 같다. 때 묻은 싸이도 지금의 나이기 때문에 억지로 핸들을 꺽으려 해봐야 소용 없다는 걸 최근 깨달았다.

-'나팔바지'와 '강남스타일' 비교 불가피 하다

▲ '강남스타일' 무게가 너무 무거워서 심지어 요즘 강남을 잘 가지 않았다. '강남스타일'과 비교를 사양한다.(웃음) '나팔바지'는 그냥 '나팔바지'로 들어주셨으면 좋겠다. 다른 곡들도 마찬가지다. 기왕이면 한 노래보다 앨범 전체 수록곡을 싸이가 얼마나 정성들여 만들었는지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 과거와 변화, 나아진 점이 있다면

▲ 내가 변한 부분을 찾자면 일단 나이가 먹었다. 그리고 미혼과 기혼. 미필과 군필. 해외에서도 선글라스를 끼면 알아보는 분이 많아졌다. 다만 선글라스를 벗으면 못 알아보신다.(웃음) 그래서 나는 선글라스를 꼭 착용한다. 나는 굉장히 잘 된 적도 있었고 혼난 적도 많았다. 한 사람 인생에 이렇게 많은 일이 있기도 힘들다. 훈련을 두 번 받은 자가 마돈나와 춤을 춘 이가 될 확률이 얼마나 있겠나. 작곡가로서 써놓은 곡이 안팔려 데뷔한 나다.

- 이번 앨범 음악적 스타일과 목표는

▲ 매번 그렇듯 여러 장르가 들어 있다. 좋게 말하면 백화점이고 나쁘게 말하면 잡탕이다. 어찌 됐든 댄스 음악이 기본이고, EDM, 트랩, 힙합, 미디엄 템포 등등 여러 장르가 담겼다. 가사 역시 희노애락을 담으려고 애썼다. 작사·작곡가로서 싱글과 정규앨범을 내는 건 차이가 있다. 굉장히 정성스럽게 준비했다. 대한민국 주부의 마음으로 준비했으니 편식 없이 골고루 섭취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 '칠집싸이다' 해외 활동은

= 6집과 '젠틀맨'의 중간 정도 될 것 같다. 기본적으로 국내에서 모습을 자주 보여드리는 게 우선이다. 의도하지 않되 (해외에서) '된다면' 갈까 싶은게 솔직한 내 마음이다. 여력과 여건이 허락하는 한에서 직접 찾아뵙는 무대를 많이 만들겠다. 6집 때보다는 인지도가 크고, '젠틀맨' 이후 '강남스타일' 거품이 꺼졌으니 그 중간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 그래도 싸이니까, 한국인 빌보드 1위에 대한 희망이 있다

▲ 빌보드는 택도 없다고 생각한다. 예전 인터뷰를 보니 내가 멋있는 말 많이 했더라. '해외는 팬덤이 없기 때문에 게의치 않겠다' 했는데 어느 순간 신경을 많이 쓰고 있었다. 물론 매일 유튜브 조회수 정도는 지켜볼 거다. 그러나 난 두 번 다시 '강남스타일'을 기대하지 않는다. 순수 한국어로 된 노래가 세계에서 울려 퍼지기 힘들다. '젠틀맨'이나 '행오버' 나왔을 때 '싸이, 빌보드 26위 충격'이란 제목의 기사가 나더라. 사실 아시아 가수로서 26위가 충격받을 일은 아니었는데...하하. 나에게 그런 일이 또 있으리라 기대하지 않는다.

fact@mk.co.kr /사진=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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