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부산국악원 살길은 지역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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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3.10.24. 오후 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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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국립부산국악원에서 개원 5주년 기념 '국립부산국악원 발전 방안' 세미나가 열렸다. 강선배 기자 ksun@

'국립부산국악원의 활로, 지역화가 문제다.'

개원 5주년을 맞는 국립부산국악원이 활로를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국립부산국악원의 조직과 행정, 공연작품에 이르기까지 철저하게 지역에 굳건히 뿌리를 내려야 성공할 수 있다고 주문했다.

국립부산국악원은 23일 오후 국립부산국악원에서 개원 5주년 기념 '국립부산국악원 발전 방안' 세미나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국립부산국악원의 오늘과 내일'(정귀인 부산대 예술대 학장), '부산의 문화브랜드, 어디서 찾을 것인가'(이윤택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 '국립부산국악원, 지역화가 과제다'(최학림 부산일보 논설위원), '국립과 부산, 국악 그리고 국립부산국악원'(강동수 국제신문 수석논설위원), '국립부산국악원의 무용 교육과 학술연구의 바람직한 방향 모색'(강인숙 경상대 민속무용과 교수) 등의 주제발표와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개원 5주년 기념 세미나
예산·대본 등 독자성 확보를


국립부산국악원은 세미나에서 제기된 방안들을 향후 국악원 운영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박미경(계명대 음악공연예술대학) 교수는 주제발표에서 "서울 국립국악원과 부산, 남원, 진도 국립국악원 등 4개 기관 가운데 후발주자인 부산은 다른 기관의 흐름에 편승하여 안정적으로 따라가기만 하려 해서는 안 된다. 부산국립국악원은 고유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그 활동을 통해 다른 국악원과 차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차별화의 방향은 부산이라는 지역적 정체성을 가진 국악을 살리는 일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학림 논설위원은 "부산지역 최초의 국립문화기관인 국립부산국악원은 아직 '국립'과 '부산'이 화학적 결합을 하지 못하고 있다. 머리는 중앙에 있고 몸은 부산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 5년간 지역 원장이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었던 것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주요 결정을 서울의 국립국악원이 했다. 예산은 물론이고 연출자 선정, 심지어 대본에 이르기까지 서울 국립국악원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이래서는 공연이나 무대가 제대로 꾸려질 리가 없고 더군다나 지역적 색깔이 제대로 살아날 수가 없다. 지방자치가 20년이 지났는데도 국립국악원 시스템 속에는 구시대적 구도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하는 큰 기획공연이 많아져야 한다. 현재 신인과 소장들의 발표무대이자 단원들이 매주 개최하는 정기공연들은 대중들에겐 고만고만한 행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역적 특성과 창조성을 담은 대작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또 "이런 현안들을 해결하려면 국립부산국악원의 수장은 지역 사정에 밝은 사람이 맡아야 한다"며 흉내만 낸 개방형 공모제도의 개선을 요구했다.

이윤택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은 브랜드 공연작품에 관한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전통연희의 원형을 간직한 수영야류 동래야류 등 부산의 고유한 야류를 무대극 형태로 재창조 △영도다리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개항 시기 부산의 스토리텔링을 국악과 근대가요를 접합시킨 뮤지컬로 제작 △낭만과 순수함이 살아 있던 1950년대 피난 시절을 청춘남녀의 사랑과 이별의 드라마로 창조해 보자고 제안했다. 그는 "부산의 문화 브랜드는 부산의 전통성과 역사성을 기반으로 창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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