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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 '남남북녀' 결혼이 대세? 사기 주의보

[집중취재] '남남북녀' 결혼이 대세? 사기 주의보
입력 2016-05-22 20:21 | 수정 2016-05-22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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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북한을 탈출해 국내에 정착한 새터민들의 숫자가 이제 3만 명에 달합니다.

    위험을 무릅쓰고 탈북한 사람 3명 가운데 2명은 여성인데요.

    탈북여성들의 숫자가 늘면서 이들을 국내 남성들과 짝을 지어주는 결혼정보업체들도 성업 중입니다.

    그런데 일부 업체들 때문에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남남북녀 장사 속의 이면을 정준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의 새터민 전문 결혼정보회사.

    본인도 탈북 여성이라는 상담 직원이 북한 출신 여성과의 만남을 권합니다.

    [A업체 상담직원]
    "대한민국에서는 여자분들에게 찾아보기 어려운 그런 부분들을 그래도 우리는 갖고 살고 있으니까요. 생활력 강하고 알뜰하고…."

    가입비는 2백에서 8백만 원선.

    여성들의 신상정보와 사진까지 보여주며 이상형을 골라보라고 합니다.

    "이렇게 20~30대 여성분들로 굉장히 많아요."

    다른 회사 역시 북한 출신 미녀들은 현모양처가 된다고 강조합니다.

    [B업체 상담직원]
    "국내 여성들은 오롯이 돈을 보고 붙는 여성들도 있을 거예요. 저희 여성들은 사람을 먼저 봐요. 착하고 예쁘신 분들이."

    [새터민 여성(업체 홍보 영상)]
    "여성의 임무는 남편한테 최선을 다해서 대접 잘하는 것, 그러면 가정이 행복할 것 같아요."

    북한 미녀응원단 등으로 알려진 이미지를 이용해 새터민 여성에 대한 환상을 부추기는 겁니다.

    실상은 어떨까.

    북한 출신 여성과 만났던 이 40대 남성은 오히려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고 얘기합니다.

    [피해자 A]
    "무시한다니까요. 나를 가르치려 든다니까요. '이런 데 나오면 결혼할 줄 알았냐'고 '참 세상 물정 모르시네요' (그래서) 깜짝 놀랐다니까요."

    이런 일이 생기는 건 일부 업체들이 이른바 '알바'를 만남 자리에 내보내는 사기를 벌이기 때문입니다.

    [피해자 B]
    "마음도 없는데 그냥 한번 나가라는 식으로 나왔다고 하더라고요, 여성들이 다. (가입비) 300만 원을 그냥 떼였죠."

    가장 심각한 문제는 탈북 여성들의 특성상 결혼정보회사가 국내 입국 전 신상에 대해 속여도 알 수가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결혼 이후까지 피해를 보는 일도 많습니다.

    [피해자 가족]
    "6개월 사귀고 난 다음에 결혼할 때쯤 되니까 그 여자가 공개를 하더라고요. 북한에 애가 있다고. 애를 (한국으로) 납치해달라는 거예요. 만약에 성공하면 1,500만 원이고."

    [피해자 C]
    "10명 소개시켜준다고 하면 9명은 가짜고, 미혼이라고 얘기하면 중국에 애 있고 장난도 아니에요. 결혼하고 나면 돈 다 거기로 부치는데요? 남편 몰래."

    돈만 받고 잠적해 버리는 업체들도 있습니다.

    [피해자 D]
    "느낌이 이상해서 500만 원 줬으니까 돈을 이제 달라 그러니까 못 한다는 거예요. 매제가 사무실에 가보니까 벌써 이 사람들이 뜨고 없어요."

    [한옥정/전 결혼정보업체 대표]
    "바로 사업을 접었던 게, (남녀 간의) 눈높이가 너무 맞지 않으니까 본의 아니게 거짓말을 해야 하잖아요. 그게 너무 싫었던 거예요."

    현재 영업 중인 새터민 전문 결혼정보업체는 수십 곳.

    남남북녀 결혼의 이면을 신중히 따져봐야 합니다.

    MBC뉴스 정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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