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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결국 현실이 된 브렉시트, 급변하는 무역환경에 대비를

입력 : 
2020-01-31 00: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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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회가 29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협정을 비준해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에 남은 마지막 절차까지 완료됐다. 이제 영국은 예정대로 31일 오후 11시(그리니치표준시·GMT) EU를 탈퇴한다. 2016년 6월 영국의 국민투표 이후 3년7개월 만에 마침내 현실로 다가왔다. 영국은 EU 회원국 중 탈퇴하는 첫 나라로 기록되며 EU의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EEC)부터 따지면 47년 만의 작별이다.

한국과 영국 간 무역에서는 브렉시트 후에도 큰 변화가 없을 듯하다. 양국 교역 규모는 2018년 기준 131억달러 수준이었다. 우리는 승용차와 선박 등을 주로 수출했고 원유와 의약품 등을 수입했다. 올해 말까지는 현행대로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을 적용하다가 이행기간 종료 후엔 한영 FTA가 발효된다. 지난해 8월 서명을 마쳤고 10월 국회에서 비준도 끝냈다. 양국은 브렉시트 이후에도 안정적인 비즈니스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한영 FTA에도 한·EU FTA 양허 대상을 동일하게 적용키로 했다. 자동차 등 모든 공산품 관세 철폐가 계속 유지된다는 의미다.

브렉시트가 이뤄져도 EU와 영국은 올해 말까지로 정한 이행기간 동안 무역, 이민, 교통 등 세부 사항 협상을 벌여야 한다. 전문가들은 이 과정이 지난 3년여 영국의 탈퇴 조건 협상보다 더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올해 말까지 타결되지 않으면 아무 합의 없이 영국이 EU를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와 다름없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가장 큰 이견은 규제와 기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이 EU시장에서 제품을 팔기 위해선 EU 규제와 기준을 따라야 한다는 점이다. 노동, 조세, 정부보조금 등에서 영국이 EU의 공정경쟁환경과 따로 놀 수 있다는 점도 우려 대상이다. 브렉시트 실현 여부가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을 던졌다가 정리된 듯했는데 이젠 영국과 EU 간 세부 협상이라는 새로운 불확실성이 빈자리를 채울 판이다. 여하튼 우리는 급변하는 무역환경에 미리 대비하는 수밖에 없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만큼 다자간 무역협정 체제에 적극 참여해 완충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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