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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IFA 압도한 중국의 IT 군단을 보라

입력 : 
2019-09-09 00: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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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위 화웨이 소비자부문 최고경영자는 6일 'IFA 2019' 기조연설에서 5G 스마트폰용 통합칩셋을 공개하고 이달 중 자사 스마트폰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4일 통신용 칩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통합한 '엑시노스 980'을 발표했지만 세계 최초 상용화 타이틀은 화웨이가 갖게 됐다. 이는 중국의 정보기술(IT)이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왔다는 것을 보여준 상징적 사건이다. 중국 IT 산업을 이끄는 기업이 화웨이만은 아니다. 샤오미, 하이얼, TCL 등 열 손가락이 모자랄 만큼 많다. 'IFA 2019'에서도 참가 기업의 48%는 중국 기업이다.

중국의 IT 발전 속도는 무서울 정도다. 화웨이는 전 세계 통신장비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고, 스마트폰 점유율도 삼성전자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2분기 전 세계에서 팔린 스마트폰의 42%가 화웨이 등 중국 5개사가 만든 것이다. 우리 기업이 선점한 프리미엄 가전 시장에서도 하이얼을 비롯한 중국 기업들은 끊임없이 혁신 제품을 발표하며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더 위협적인 사실은 미래 IT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4차 산업혁명 기술에서 중국이 우리보다 앞서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중국의 첨단산업 발전 현황 및 주요 과제' 보고서를 보면 중국 인공지능(AI) 산업 규모는 330억위안(50억달러)에 달하고, AI 관련 기업은 세계에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2017년엔 전 세계 AI 투자의 70.1%가 중국에서 이뤄졌다. 빅데이터 시장도 지난해 4385억위안(660억달러)을 기록하며 3년 만에 1.5배 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중 통상마찰이 촉발된 원인으로 미국을 위협하는 중국의 기술 굴기를 꼽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무역전쟁의 본질이 기술 패권 전쟁이라는 것이다.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을 따돌리는 길은 기술의 초격차를 유지하는 방법 외에는 없다. 기업은 신기술 개발에 더욱 매진하고, 정부는 신산업에 대한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 4차 산업혁명이 꽃피울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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