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글을 배우고, 배워서 한국어로 사회에 성공하는 외국인이 크게 늘고 있다. 드라마, 영화, 대중가요 등의 분야에서 불고 있는 한류열풍의 영향이 크다. 글로벌 경제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아져 비즈니스 언어로서 필요성도 커졌고, 다양한 디자인에 활용되는 등 문화적 가치도 높아졌다. 각국 언어학자들로부터 최고의 과학적 문자로 칭송받는 한글을 세계화하기 위한 가장 좋은 기회가 이미 다가온 것이다.

황인상 기자 his@

▲ 김희숙 원장은 세계 3대인명사전인 후즈후(Who's Who)에 2010년부터 ‘세계 100인 학자’에 4년 연속 등재된 바 있다.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한국어는 전 세계에서 7700만명이 사용하고 있다. 사용자 수 기준으로 세계 13위 언어다. 정부가 한국어 보급·교육을 위해 만든 해외 한국어 교육센터인 ‘세종학당’은 지난해 43개국 90여곳에서 외국인 1만4000여명에게 우리의 말과 글을 가르쳤다. 한국어능력시험(KOPIK)을 본 외국인도 45만명에 달한다. 1997년 첫 시험 당시 응시자가 2000여명에 불과했던 점을 생각하면 높아가는 한글의 위상을 실감할 수 있다.

‘2013년 국어문화원 지원관련평가’ 전국 2위
최근 한글의 세계적 위상이 높아지면서 김희숙 청주대학교 국어문화원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청주대학교 국어문화원은 한국어의 과학적이고 독창적인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학생들이 국어를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교육하기 위해 세워진, 전국 18개 문화체육관광부지정 국어문화원 중 하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원하는 전국의 국어문화원은 매년 엄격한 심사기준에 의해 예산을 지원받고 있다. 청주대학교 국어문화원은 지난해 1월 ‘2013년 국어문화원 지원관련평가’에서 전체 18개 국어문화원 중 2위를(ABC등급가운데 A등급 2위) 차지하며 수도권 사립대와 국립대학을 물리치고 지방 사립대학의 핸디캡을 극복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이러한 성과는 지난 10여 년간 청주대학교 국어문화원을 이끌어 온 김희숙 원장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청주대학교에서 국어학을 30년 넘게 가르쳐 온 김희숙 원장은 한국어의 보전과 발전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그 대표적인 예가 ‘우리말사랑왕 대회’다. 청주대학교 국어문화원이 주최하는 우리말사랑왕 대회는 문광부와 지자체에서 후원하는 전국 규모의 우리말 퀴즈대회로, 한국어에 대해 얼마나 지식이 있고 잘 활용하는 가를 골든벨 퀴즈스타일로 진행하는데 올해 한글날에 제4회를 맞이한다. 김 원장은 “문화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에 있어 국어국문학은 분명 한국의 미래를 책임지는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며 “특히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인 한글을 문자체계로 가지고 있는 한국은 그 어떤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 곧, 세계적인 성공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는 다양한 커리큘럼을 만들어서 국어와 한글의 잠재력을 최대한 개발해야 한다”며 “창립자인 스티브 잡스가 그랬던 것처럼 애플컴퓨터는 인간과 사회에 대한 관찰, 곧 인문학적인 연구와 개발에 매진하고 있으며, 이것이 21세기의 새로운 연구와 개발 형태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새로운 변화를 이끌 주역이 되어야 할 국어학에 우리나라 최고의 인력이 오지 않는다는 것은 정말로 안타까운 일이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 원장이 충북지역민들의 올바른 국어생활을 위한 상담 및 교육, 연구를 비롯해 표준어뿐만 아니라 충북지역어까지 모두 우리의 유형, 무형자산으로 판단하여 충북지역어의 수집·발굴·보존하는 역할을 문화경쟁력으로 성장시키고자 독특성을 추구하며 시도하는 것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세계 인명사전에 4년 연속 세계 100인 학자 등재
그간 영어가 우리말인 국어보다 더욱 중요한 취급을 받아온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는 국어학계를 영어로부터 위축되게 만들었고,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는데 급급하게 만들었다.

▲ 제3회 전국 우리말 사랑왕 선발대회 수상자와 함께

김희숙 원장은 “오늘날 언어문화가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며 “이제는 국어 관련 학과에 대한 연구지원을 늘리고 국어를 전공하는 우수한 연구 인력들에게 과거 이공계 전공학생들과 연구자에게 주었던 것과 비교될 수 있는 혜택이 제공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 원장은 “단기적으로는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불고 있는 한국어 배우기 열풍에 부응할 수 있는 해외에서 한국어를 가르칠 수 있는 인력을 키워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여러 기관에서 실시하고 있는 한국어능력시험을 통합하여 권위와 공정성을 높이고 세계의 모든 한국어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실력을 점검할 수 있는 세계적인 표준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한글을 세계 모든 언어가 사용할 수 있는 정음기호(正音記號)로 정착시켜야 한다”고 피력했다. 한편 김희숙 원장은 지난 2012년 10여 년에 걸친 그의 국어학연구를 집대성한 <21세기 한국어정책과 국가경쟁력>을 출간, 전문가들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문화관광부가 선정하는 ‘2012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학술도서’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간 ‘한글’, ‘언어학’, ‘이중언어학’ 등 우리나라 최고 언어학 관련 학술지들의 지면을 빌려 토로해왔던 다양한 언어정책에 대한 아이디어가 마침내 우리 사회로부터 그 가치를 인정받는 순간으로 그간 겪었던 학문적인 어려움을 모두 털어내는 순간이었다. 지난해에는 충청북도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국어능력인증시험을 실시, 우리말의 중요성을 일깨워주었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언어학과에서 2년마다 주최하는 국제한국어학회(ISOKL)에서 4회 연속 논문을 발표한 김희숙 원장은 세계 3대인명사전인 후즈후(Who's Who)에 2010년부터 ‘세계 100인 학자’에 4년 연속 등재된 바 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