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제, 사망률 높이고 암 예방효과 없다"

2017-01-18 11:25:17 게재

한국보건의료연구원 학술지

"음식섭취 때와 다른 결과"

"이제 더 이상 비타민제와 항산화제를 사려고 돈 낭비하지 말라"는 주장이 나왔다. 야채나 과일 등 음식을 통해 몸 안에 흡수되는 비티민과 항산화제가 암과 심혈관질환 등에 도움이 되는 것과 달리, 합성 비타민제와 합성 항산화제는 사망률을 되레 높이고 암 예방효과가 없거나 도움된다는 근거가 희박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명승권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암관리정책학과 교수는 17일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발간한 학술지 '근거와 가치'에 게재한 '비타민 및 항산화 보충제의 질병예방 및 치료에 대한 효능' 논문에서 "지난 10년동안 충분히 많은 임상시험과 이를 종합한 분석을 통해 비타민과 항산화 보충제의 효능은 결핍증이 있는 사람을 제외하고 건강을 목적으로 사용하라고 권고할 임상적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최근 수십 년 동안 세계에서 발표된 수백편의 관찰역학연구들은 '다양한 비타민과 항산화제가 풍부한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경우 암과 심혈관질환의 위험성을 30%까지 줄인다'는 결과를 생산했다.

이런 이유로 비타민제와 항산화제 시장이 덩달아 날로 확대되고 있다.

일반인들이나 동네의원에서는 비타민 제품을 복용하거나 주사를 맞는 경우 면역력을 높이거나 항산화 작용으로 감기 등 감염성질환의 위험을 줄인다거나 피로회복 피부미백 등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선전되고 있다.

그 결과 2015년 비타민 및 무기질 생산실적은 2079억원으로 전년도 1415억원보다 47%가 늘었다. 2012년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건강기능식품 구매 순위에서 비타민 및 무기질 제품이 72.8%, 홍삼이 60.7%, 오메가3 지방산 함유 유지가 57.6%, 글루코사민 제품이 28.9%로 나타나 비타민과 무기질 제품을 가장 많이 구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비타민제 등의 시장 성장세에 대해 명 교수는 "비타민이 필수영양소로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구매자의 믿음, 비타민을 제조 판매하는 건강기능식품 업체의 홍보, 식약처가 건기식품을 인정하는 것에 대한 신뢰가 그 이유"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명 교수는 음식이 아닌 합성 비타민제와 합성 항산화 보충제에 대한 무한 신뢰는 멈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미 세계적인 연구들이 "합성제제의 효능에 대해 의심을 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는 것이다.

2007년 2월 미국의학협회지에는 기존 발표된 47편의 질적 분석한 결과, 합성비타민 및 합성항산화 보충제를 복용한 군은 복용하지 않은 군과 비교시 사망률이 유의하게 5% 높았다는 내용이 발표됐다.

저자들은 "세포자살, 식세포작용, 해독작용과 같은 필수적인 방어기전을 방해해 오히려 사망률을 높이는 등 해가 될 수 있다"는 가설을 내세웠다. 또 베타카로틴, 비타민A, 비타민E, 셀레늄과 같은 항산화 보충제는 암 예방 효과가 관찰되지 않았다. 오히려 4개 임상시험을 분석한 결과 되레 방광암의 위험성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영국의학저널에 실린 명 교수의 '비타민과 항산화 보충제의 심혈관질환 예방효능에 대한 메타분석 결과'에서는 "29만4478명의 대상자가 포함된 50개의 임상시험을 종합한 결과, 비타민과 항상화 보충제의 사용은 주요 심혈관질환의 위험성을 낮추지 않았다"고 결론을 냈다.

미국의 질병예방서비스특별위원회는 2014년 2월 '암과 심혈관질환의 예방을 위한 비타민 보충의 권고안'에서 "단일 혹은 종합 비타민을 권고할 근거가 불충분하며 베타카로틴 혹은 비타민E 보충제는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명 교수는 "일부 실험실 연구, 동물실험연구, 일부 임상시험, 의사의 개인적 임상경험 등을 근거삼아 합성비타민제와 항산화제를 사용 권고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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