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으면 낫는다' 미국 목사, 홍역창궐로 궁지

2013. 9. 2.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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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랜타=연합뉴스) 김재현 특파원 = 세계 개신교계의 지도자 중 한 사람인 미국의 케네스 코플랜드(77) 목사가 전염병 확산의 책임자로 몰려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신을 믿고 기도하면 부자 되고 병도 낫는다는 그의 신앙관에 영향을 받아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신자들이 집단으로 홍역에 걸린 탓이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그가 설립한 '코플랜드 교회'의 지교회로 텍사스주 포트워스에 있는 '이글마운틴 인터내셔널 교회'에서 지난달 하순 홍역이 창궐했으며 1일(현지시간) 현재까지 신자 21명이 홍역에 걸려 치료를 받고 있다.

보건 당국은 외국을 다녀온 교회 방문객이 환자들에게 홍역을 옮긴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의 교회는 신자들을 상대로 예방접종을 권고하는 등 홍역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최근 미국 전역에서 홍역이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오면서 궁지에 몰리고 있다.

이와 관련, 일간지 USA투데이는 미국 내에서 한해 평균 60∼70명이 보고되는 홍역 환자 수가 8월 현재 135명이 보고될 정도로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보도했다.

당국의 역학 조사 결과 이 교회 환자 21명 가운데 16명은 홍역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교회 측은 강하게 부인하고 있으나 코플랜드 목사의 평소 가르침이 홍역 창궐에 원인을 제공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AP통신이 공개한 2010년 전 세계에 방영된 코플랜드 목사의 설교 영상을 보면 그는 유아와 아동에게 당국이 권고하는 예방접종 백신 수가 너무 많은 데 충격을 받았다며 신자들의 신앙심을 꾸짖는 장면이 나온다.

그는 당시 설교에서 "B형 간염 백신은 성병에 맞는 것인데 아기에게 놓다니 미쳤느냐"며 "주사를 놓으려는 사람들의 말을 따르지 말라"고 말했다.

또 그의 아내인 글로리아는 교회 집회에서 "주님이 모든 병을 고쳐주신다"며 자신과 남편에겐 약이 필요 없다고 자랑했다.

심지어 코플랜드 목사의 딸인 테리는 홍역 창궐 후 인터넷에 올린 교회 영상 설교에서 신앙의 힘으로 병을 극복하도록 노력하라는 취지의 말을 해 파문을 키웠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목사가 된 테리는 홍역이 발생한 이글마운틴 교회에서 담임목사로 시무 중이다.

코플랜드 교회 때문에 피해를 봤다는 주장도 속출하고 있다. 크리스티 비치(41) 씨는 "어머니는 의사에게 가는 것을 죄로 여겼다"며 암에 걸린 어머니가 코플랜드 목사 부부의 설교를 듣고 병원에 가지 않아 숨졌다고 주장했다.

코플랜드 목사는 신의 가르침을 따르고 교회에 헌신하면 물질적 풍요를 누릴 수 있다는 번영신학론을 대표하는 인물로 한국 개신교계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j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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