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국의 잇단 대화 손짓, 북한 화답하기를

2019.09.08 20:36 입력 2019.09.08 20:51 수정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지난 6일 언론 인터뷰와 공개강연을 통해 북한에 실무협상 재개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미 지역방송 인터뷰에서 “모든 나라는 스스로 방어할 주권을 갖는다”는 ‘자위권’을 거론하면서 북한이 비핵화를 실행할 경우 체제안전보장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비건 특별대표는 같은 날 미시간대 강연에서 “(북·미) 양측 모두 각각의 국민과 전 세계를 향해 대결로부터 불가역적 결별을 했음을 선언할 중대한 조치들에 신속하게 합의할 수 있다”며 그 예로 ‘항구적 평화체제’를 제시했다.

이날 대북 발언들에서 눈에 띄는 것은 미국이 ‘향후 1년간’의 협상시간표를 제시한 점이다. 비건 대표는 북·미가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많은 이슈들에서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1년 동안 이런 목표를 향한 중대한 진전을 이루는 데 전적으로 전념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2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미국이 취해온 ‘속도조절론’ 기조에서 벗어나 협상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임을 시사한 것은 긍정적이다.

두 당국자의 발언에는 북·미 정상이 지난 6월 말 ‘판문점 회동’에서 실무협상 재개를 합의한 지 두 달이 넘었음에도 북한이 대화에 응하지 않는 데 따른 초조감도 엿보인다. 비건 대표가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과의 대화를 소개하는 형식을 빌려 북한 비핵화가 실패할 경우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 가능성을 언급한 것도 북한을 대화에 이끌어내기 위한 압박성 발언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

북한이 실무협상에 응하지 않고 있는 것은 미국의 입장이 하노이 회담 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관측돼 왔다. 그렇다면 북한은 이날 발언들을 심도 있게 읽을 필요가 있다. 북한의 ‘자위권’을 언급하면서 안전보장을 제공하겠다는 폼페이오의 발언이나 비건의 ‘항구적 평화체제’ 발언, 지난 4일 북한의 정권교체를 바라지 않는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등은 태도 변화의 신호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하노이’ 이후 반년의 시간이 덧없이 흘러갔다. 북·미 간 교착이 더 길어지면 협상 동력 자체가 사라질 우려도 있다. 북한은 실무협상 대화 테이블에 조속히 나와 비건이 밝힌 ‘향후 1년’을 북·미 양측에 더없이 귀중한 시간으로 만들어가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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