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회와 정부가 도쿄올림픽에서 욱일기를 금지할 것을 거듭 요청했음에도 일본이 끝내 욱일기를 허용할 것이라고 한다.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2020년 도쿄올림픽·패럴림픽조직위원회는 "경기장 반입 금지품에 욱일기를 포함하는 안을 상정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와 외교부는 욱일기가 일제 군국주의 상징이라는 이유로 도쿄올림픽 기간 전후 경기장 반입과 욱일기를 활용한 응원 행위를 금지할 것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도쿄올림픽조직위에 촉구한 바 있다. 그럼에도 이를 무시하고 일본이 허용 방침을 밝힌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도쿄올림픽조직위는 욱일기가 일본 국내에서 일상적으로 사용되고 있어 정치적 의미가 없다고 강변하지만 일제 침략 전쟁으로 고통받은 주변 국가들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방적인 주장이다. 일제가 침략 전쟁을 벌이면서 욱일기를 가장 앞세웠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일본이 아무리 부정한다고 해도 한국을 포함해 피해를 입었던 주변 국가들은 욱일기를 전범기로 볼 수밖에 없다. 그런 욱일기가 올림픽 경기장에 펄럭이고 응원 도구로 쓰이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일이다. 아베 신조 총리는 집권 이후 일본을 전쟁이 가능한 국가로 바꾸려고 개헌을 밀어붙이고, 강한 일본을 내세우며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는데 욱일기 허용의 배경에 이런 우경화와 군국주의 부활 움직임이 있는 것 같아 더욱 납득하기 어렵다. 올림픽정신은 스포츠를 통해 국제 평화를 증진하는 데 있다. 경기장에서 일체의 정치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 것도 이런 올림픽정신에 근거한 것이다. 욱일기가 일본에선 문제가 없더라도 이웃 국가 국민들이 정치적으로 해석해 불편하게 느낀다면 올림픽에서 허용해서는 안된다. 국제 평화 증진과 정치 행위 금지라는 올림픽정신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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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도쿄올림픽 욱일기 허용은 올림픽정신에 반한다
- 입력 :
- 2019-09-05 00: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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