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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 "앞으로 뭘하든 '화생방 민낯'보단 예쁘겠죠?" [인터뷰]


[OSEN=이혜린 기자]연예인들을 많이 만나다보면, 예능 프로그램에서의 그들 모습이 꽤 낯설 때가 있다. 평소보다 훨씬 더 '업'돼있고, '4차원'이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예능이다보니, 캐릭터를 과장해 보여줄 수밖에 없어서일 것이다.

그런데 지나는 오히려 그 반대 경우다. 예능에서의 모습이 오히려 빙산의 일각이다. 별명이 '질문 퀸'일 정도로 매사에 의문이 많고, 하고픈 말을 다 해버리는 성격의 그는 다른 연예인들과는 태도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 그래서 예능에서 '좀 긴장한' 그의 모습은 평소보다 훨씬 덜 '업'돼있고, 덜 '4차원'이다.

요즘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는 MBC '진짜 사나이' 여군 특집에서도 그렇다. 샘 해밍턴, 헨리를 잇는 4차원 해외파로 대활약할 줄 알았던 그는 오히려 프로그램에 진지하게 임하고, 의외로 적응을 잘해내서 인상적이다. 물론 특유의 솔직함이 큰 웃음을 자아내고 있지만, 진지한 태도가 바탕에 깔려있어 호감도가 급상승 중이다.

최근 만난 그는 아직도 '다나까' 말투를 섞어쓰고 있었다. 그는 "소속사 후배들에게도 정신무장을 위해 군입대를 권한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나, 군대에 1년은 갔다온 사람 같지 않느냐"며 까르르 웃는다. 깔깔 웃던 그는 한번 더 군대에 가보는 건 어떻겠느냐는 질문에 눈만 동그랗게 뜨고 '진짜' 꿀먹은 벙어리가 됐다. 다음은 '진짜 사나이'보다 더 웃긴 '진짜 사나이' 비하인드 스토리다.

- 피부가 별로 안탔네요?

"오늘 화장을 잘 해서. 화장의 힘이에요."

- 녹화 끝내고 뭐가 제일 달라졌어요?

"정신 상태가 달라졌어요. 다나까 말투는 정말 충격이었어요. 제 실수 때문에 동료들이 같이 벌을 받으니까 스트레스가 정말 이만저만이 아니었어요. 원래 전 솔로가수잖아요. 물론 매니저가 같이 혼날 때도 있지만 대체로 저 혼자 혼나고 책임지는데, 나 때문에 다른 사람까지 혼나는 생활이 계속되니 정말 힘들었어요. 예전에 걸그룹 준비할 때 잠깐 해보긴 했지만, 진짜 단체 생활은 5년만이라서."

- 사실 우린 중고등학교때 그런 처벌이 자주 있었는데. 캐나다서 학창 시절을 보낸 지나씨한테는 좀 어려웠겠어요.

"완전요. 화장실도 다 같이 가라는 거예요. 첫날 정말 충격 받았어요. 사실 그동안 저는 '자기 밥그릇 챙겨먹기도 힘들다?' 그런 식으로 많이 배웠거든요. 그런데 군대 가니까 내 것이 네 것이고, 네꺼가 내꺼고. 정말 어색했어요. 그런데 그게 나중에는 그리워지더라고요. 누가 보면 나 1년은 군대 갔다온 줄 알겠다.(웃음)"


- 그래도 방송 보니, 예상보다 잘하던데요.

"저 지금 잘해요. 그 안에서는 진짜 못했던 관등성명 있잖아요. 지금은 잘해요.(웃음) 거기서는 너무 긴장이 돼서 못하는 거예요. '최지나 후보생,계속 그럴 겁니까' 그러면 너무 긴장하게 돼요. 모든 게 긴장의 연속이었어요. 12분 만에 씻으라고 하니까. 샴푸가 묻은 채로 나왔어요. 화장실도 막 1분 안에 가라 그러고. 삶이 다 긴장돼서. 화장실 갈 시간만이라도 좀 편하게 해줬으면 덜 잔인하게 느껴졌을텐데.(웃음) 그래도 어린 친구들은 슉슉 볼일 잘 보더라고요. 저랑 언니들은 힘들었어요, 정말."

- 평소 행동이 막 빠른 편은 아니었나봐요.

"제가 원래 잘 늦는 애예요. 일은 몰라도, 친구와의 약속, 엄마와의 약속 그럴 때는 '10분만' 그러고. 그런데 군대에선 뭘 6분 안에 하라는 거예요. 그래서 저 처음에 '본인은 6분안에 할 수 있습니까?'라고 물어봤어요.(웃음) 제가 원래 궁금한 걸 잘 물어봐서 별명이 '질문퀸'이거든요. 그래서 카메라 없는 곳에 가서 엄청 물어봤어요.(웃음)"

- 처음엔 이 정도 고생할 줄 몰랐죠?

"저 진짜 처음 도착했을 때, 비왔었잖아요. 왜 우산 안씌워주지? 이 가방 비싼데? 저기 나보다 나이 어려보이는 사람은 왜 날 무섭게 보고 있지? 그랬었어요. 전 군부대 공연을 많이 했었으니까, 며칠 거기 있으면서 위문 공연을 많이 하게 되려나? 그렇게 생각했었거든요. 저 위문 공연 정말 좋아했거든요. 그래서 혼자 들어가면 메이크업은 어떡하지? 그런 생각만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딱 들어가니까, '이거 큰일 났구만' 싶더라고요."

- 그런데 은근히 잘했어요. 중간에 포기도 안하던데요?

"그래도 엄마 아빠 모두 운동하셨고, 나도 체력이 나쁜 편이 아니에요. 말로 하는 거보다, 행동을 보고 하는 게 더 빠르거든요."

- 그런데 제식훈련은 못하던데요?(웃음)

"그게 정말 억울해요. 제가 그 훈련하기 직전에 정말 화장실에 가고 싶었어요. 화장실 가도 됩니까 라고 물었더니, 이걸 성공하면 보내주겠다는 거예요. 그런데 화장실 생각에 '발 바꿔'가 안보여요.(웃음) 잠깐이라도 다녀오면 안될까 했는데, 수통이랑 이런 저런 게 막 다 달려있어서 금방 갈 수도 없겠더라고요. 빨리 외우고 화장실 가야지, 했는데 결국 못외우고 2시간이 지났어요. 진짜 점점 더 집중이 안되고,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고. 진짜 창피했어요."

- 그래도 화생방이 제일 힘들었죠?


"아, 진짜 당연하죠. 저, 영어로 욕해버린 거예요. 피디님께 실토했죠. '실은 제가 욕을 했습니다.' 기어가는 목소리로. 정말 콧물이 아프도록 났고요. 뇌까지 뚫린 느낌이었어요.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요."

- 한번, 더 하시면 어때요.(웃음)

"화생방은. 인생에 한번 했으면 됐어요. 이제 애기만 낳으면, 다 해본 거 같아요. 그런데 진짜 엄마들이 되게 잘했어요. 정신력은 못따라가겠더라고요. 언니들이 하는 거 보고, 강한, 그 이상이구나. 난 여기서 가만히 있어야겠다 그런 생각했어요."

- 참 많이 울더라고요.

"이런 규칙적인 생활, 말투, 선후배 문화, 한 배 탔다, 같이 죽는거다 그런 게 정말 신선했어요. 사실 우리는 대기실 있다가 무대 올라가면 끝인데 이런 생활 자체가 얼마나 신기했겠어요. 언니들은 특히 아들 생각에 눈물바다였죠. 우리 울지 말자, 그러자말자 그러고 또 울고 있어요. 한명이 울면 다 같이 울게 돼요. 웃어도 다같이 웃고."

- 새로운 경험이었겠어요.

"원래 소심한 편인데, 더 소심해졌었어요. '이게 무슨 뜻입니까' 물을 때도 막 몰래했어요. 그런데 셋째날부터는 정신을 놓게 돼요. 할 수 없는데 할 수 있다고 말하게 되고. 그런데 그러면 진짜 하게 돼요. 저는 항상 부정적인 마인드가 있었거든요. 일할 때에도 '내가 가능할까' 그런 생각 많이 했어요. 그런데 달라졌어요. 그냥 '할 수 있다' 생각하면 할 수 있게 돼요. 삶을 보는 게 달라진 거죠."

- 철 들었네요.(웃음)

"탄산 음료가 그렇게 먹고 싶었던 거예요. 날씨 39도에 자판기 앞을 걸어서 지나가는데 진짜 머리가 막 돌아가려고 해요. 그 한모금이면 얼마나 행복할까. 진짜 소중한 걸 많이 알았어요. 입소 전에 차에 남기고 왔던 고래밥 과자도 그렇게 생각나고. 강아지 토끼도 정말 보고싶어지고. 그래서 '진짜 사나이' 다녀온 후 엄마 생각도 더 나고요. 탄산 음료 마지막 한 모금도 다 마시게 되고요. 지금 뭐든 하나도 안남기고 먹고 있어서 살찌고 있어요."

- 홍보대사 같아요.

"진짜 사람 돼요. 모든 거에 감사하게 되고. 저 지금도 이틀동안 잠 안자고 인터뷰하는 건데요. 버틸만해요. 정신력이. 으하하. 이러니까 군대 1년 다녀온 사람 같죠."


- 그런데 민낯이 너무 많이 나오지 않았어요?(웃음)

"저 정말 시청자 여러분께 자신있어요. 앞으로 뭘하든 화생방 민낯보다는 예쁠 자신.(웃음) 저 진짜 그거 보고 상처받았어요. 누가 시청평으로 그렇게 썼더라고요. '저 최지나가 가수 지나다!' 첨에 민낯을 보고 가수 지나인지 몰랐다는 거예요. 쇼크 받았죠."

- 그런데 현장에선 크게 신경 안쓴 것 같기도 해요.(웃음)

"저는 포기했어요. 내려놓고. 귀찮은 거예요. 한숨 돌리는 게 더 중요한데, 예뻐보이려고 노력할 수 있었지만 진짜 정신을 차리는데 신경쓰느라. 다른 분은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는데, 원래 예쁜 거 같아요. 바탕이 다 예뻐요. 저는 3분 동안만 나오던 애였잖아요. 진짜 분장을 하고 올라가요. 아예 분장. 민낯이 그리 좋은 편 아닌 거 알고 있고요. 지금 그냥 옆집 누나 같이 나오잖아요. 그거보다 더 갈 수가 없어요. 콧물, 침도 다 나왔는데. 얼굴을 또 왜 그렇게 클로즈업 한거야. 그래도 창피하지 않아요. 예쁜 모습은 화보로 만나 뵙죠."

- 그렇죠. 그러면 되죠.

"그리고 민낯으로 다니잖아요? 그럼 이제 알아보세요.(웃음) 원래 모르셨는데.(웃음) 제가 이마에 핏줄이 튀어나와서 원래 머리를 내리고 다녀요. 그런데 군대선 머리를 망에 다 넣으라고 해서, 너무 잘 넣은 거죠. 훈련하다보면 자연스럽게 흐를 수 있잖아요. 그렇게만 돼도 좀 보기 좋았을텐데, 고정을 너무 잘했어요. 비까지 오면, 완전 스프레이 뿌린 것 처럼 딱 붙어요. 저 '7인의 식객'도 메이크업 없이 혼자 갔거든요. 그런 생각도 했어요. 소속사가 이제 내가 30대 가수라고 너무 편하게 활동시키는 건가. 군대까지 보내고.(웃음)"

- 그런데, 군대 고생담 정말 재밌어요.

"이래서 남자들이 군대 얘기 하나봐요. 녹화 후에 우리 멤버들 그대로 자주 모였었어요. 정말, 군대 다녀온 분들보다 더 오래 수다떨었을 걸요."

- 그러니까 한번 더 가도 되겠어요, 군대.

"제가요? (침묵) 그 멤버 그대로라면 좋아요. 우린 한 배 탔으니까. 그런데 소속사 직원들도 다 가봤으면 좋겠어요."

- 포미닛도?


"진짜 보내보고 싶어요. 그들이 정신을 못차려서가 아니라, 정신 차린 상태이지만, 더 차려도 된다. 그런 의미에서. 한번 다녀오면 더 최고의 걸그룹이 될 거예요. 제가 정말 총을 무서워하거든요. 어려서 게임장에서 총이 위에서 떨어져서 머리를 다친 적 있어요. 이후로 총 소리 들리는 영화도 보기 힘들어했어요. 그런데 그걸 들고 걸었다는 것 자체가 큰 고비였죠. 그래도 해냈잖아요. 정말 정신이 달라져요."

- 그런데 사격은 못하지 않았어요?

"아닌데? 소대장님이 나쁘지 않다고 해주셨어요. 종이 다 맞혔는데."

- 그럼 뭐가 또 어려웠어요?

"군가! 제가 그나마 군가에 제일 자신 있었는데, 가르쳐주는 분이 노래를 못해서 정말 헛갈렸어요. 이제 군가 다 기억나요. '진짜 사나이' 다녀와서 제 노래는 다 까먹었는데요. 군가는 기억나요. 불러볼까요.(그는 '멋진 사나이'를 완창했다)"

- 얼굴이 작아선지 철모도 굉장히 불편해보이더라고요.

"머리를 묶으니까 더 앞으로 쏠리는 거예요. 얼굴이 작으면 불리하긴 해요. 얼굴 작은 아이돌 친구들 고생 좀 할 거 같아요."

- 맹승지씨는 초반에 논란이 좀 있었잖아요. 현장에선 어땠어요?

"처음엔 살벌했죠. 그런데 누구 할 것 없이 다 적응 못했어요. 그래도 훈련은 저랑 맹승지 언니가 근육량이 많아서 잘버텼던 거 같아요. 저는 체력은 좋아요. 정신이 무너지는 거지.(웃음) 언니는 갈수록 더 잘하던데요. 언니의 역할이 없었으면 현장이 너무 무섭기만 했을 것 같아요."

- 요즘 외국 출신 스타들의 활약이 참 많잖아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반갑죠. 전 이제 한국말 잘해요.(웃음) 그런데 그들 입장에선 영화속에서만 보던 언어를 직접 구사하게 되는 거잖아요. 곧바로 말을 잘하는 건 불가능해요. 천재가 아니라면. 애정을 갖고 한국에 온 거고, 정말 노력 중인 거니까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 하반기 계획은 어떻게 돼요.

"요즘 작곡 공부 중이에요. 음악 작업 열심히 해야죠! 그런데 인터뷰는 이쯤 끝난 건가요? 저 배고파요!"

rinny@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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