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경제

인터뷰 -아이쿱(iCOOP) 천안생협 복미정·아산YMCA생협 이차경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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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아산신문 공식블로그

2015. 7. 16.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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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에 대한 정보, 제대로 알고 드십니까?”
‘예외 없는 식품완전표시제’로 숨겨진 식품정보 알고 먹을 권리 찾아야

 

한국은 GMO 수입대국이다. 한국은 지난해 GMO 농산물 897만t을 수입한 세계 2위의 GMO 수입 국가이며 이중 식품용 GMO 수입은 세계 1위다.
그 많은 GMO는 다 어디에 있을까. 놀랍게도 우리가 늘 구입해 먹는 식품 속에 고스란히 들어있다. 최근 건강을 위해 여러 가지 ‘무첨가’ 식품들이 등장했다. 그러나 무첨가 뒤에 숨은 정체불명의 첨가물에 대해 우린 얼마나 알고 있을까.
한국의 현행식품표시제 하에서는 식품에 대한 많은 것을 정확히 표기할 수 없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식품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알지 못한 채 구매해야만 한다.
이러한 식품 정보전달 체계의 폐단을 바꾸기 위해 아이쿱생협이 ‘예외 없는 식품완전표시제’ 법제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아이쿱생협은 시민들과 각종 시민단체들에게 우리쌀 요리대회, 골든벨 등을 통해 식품완전표시제의 필요성을 알려 인식을 확대하고 이에 동참하는 펀딩 참여를 장려하는 등 다양한 캠페인을 벌여왔다.
천안·아산 생협 이사장들은 “예외 가득한 현행 식품표시제는 우리의 건강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스스로 책임질 수 없게 만든다. 화장품에도 전성분 표시제가 있듯이 식품에서도 모든 정보를 표시해, 알고 선택할 소비자의 권리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외 없는 식품완전표시제를 통해 우리 밥상에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천안·아산 생협 이사장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 아이쿱생협이 펼치는 ‘예외 없는 식품완전표시제’란 무엇인가

이차경 아산YMCA생협 이사장(이하 이) : 현행 식품 표시제는 불완전하고 예외 조항이 많아 소비자가 식품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알고 올바른 선택을 하는데 장애가 많다. 따라서 현행 식품 표시제를 보완해 소비자가 식품과 관련된 정보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게 하자는 캠페인이다.

 

 

-. 현행 식품표시제(일괄표시제)의 폐단과 뒤로 숨겨지는 정보들은

복미정 천안생협 이사장(이하 복) : 몇 가지 예를 들겠다. 여러 성분들이 유화제로 들어있으면 그냥 성분 하나 하나 표시하는 것이 아니라 유화제라는 표시제로 일괄 표시해버린다. GMO(유전자변형 생물체)로 만든 두부나 기름 등에서도 GMO 표시를 찾아볼 수 없다. 그냥 수입산 콩으로 적혀있다. 산분해간장에 사용되는 콩은 염산과 가성소다로 가공해 만들었다는 사실 또한 알 수가 없다.
최종 가공품에는 GMO DNA나 GMO 단백질이 없으면 GMO 원료 콩으로 만들었어도 표시를 안 해도 된다는 것이 지금의 실제 규정이다. 이 GMO가 각종 가공품 원료와 전분으로, 당으로 쓰인다. 토마토 콩 옥수수 감자 카놀라와 이를 원료로 만든 케첩 식용유 간장 옥수수통조림 팝콘 감자전분 등에 수입 GMO 농산물을 압도적으로 사용한다.
아이쿱 생협에서는 우리가 자주 먹는 10대 물품(혼합간장, 식용유, 토마토케첩, 어묵·유탕처리제품, 초콜릿 가공품, 제과점 즉석빵, 과채음료, 소시지, 아이스크림, 유탕면류)을 통해 이런 예외규정들이 무엇을 간과하게 만드는지 설명하고 있다.

 

 

-. 가려진 정보들, 무엇이 문제인가

이 : 첫째, 식품을 먹을 때,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수많은 첨가물을 섭취하게 된다. 둘째, 허용기준치 내의 안전한 첨가물이라도 다양한 종류의 첨가물을 복합적으로, 장기간 섭취했을 때 인체에 안전한 지, 동물 대상 안정성 실험결과를 인간에게 그대로 적용해도 되는지 미지수다. 셋째, 1일 허용섭취량은 성인 기준이다. 성인보다 체중이 적게 나가고 면역기능이 약한 어린이는 더 쉽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허용량 또한 개별식품 기준량이다. 과자 음료수 등 가공식품을 이것저것 한꺼번에 먹다 보면 허용치를 초과할 수 있다.

복 : 우리가 알았으면 차단할 수 있었을 식품들인데 이를 모르고 밥상을 차린다는 게 문제다. 식품첨가물이 안 좋다고 생각해 덜 적혀있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생각해 선택한 식품이 일괄표시제 같은 예외규정 때문에 오히려 정체를 알 수 없는 첨가물을 먹는 경우가 돼 버린다.
가장 큰 문제는 GMO 예외규정이다. 이 규정을 예외 없이 적용한다면 현재 판매하는 가공식품의 상당수가 GMO 식품인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옥수수 자급률은 5% 정도로, 나머지는 모두 수입이고 수입 대부분이 GMO다.
우리나라 지난해 곡물자급률(사료용 포함)은 24%다. OECD 34개 회원국 중 32번째로 최하위 수준이다. 이마저도 쌀을 제외하면 5% 미만이다. GMO가 태반인 수입 농산물 때문에 곡물을 포함한 식량자급률이 더 떨어지면 우리 농업은 무너질 우려가 크다. 결국 식량 주권을 잃게 되는 것이다. 우리 농업이 무너지면 우리 경제도 안심할 수 없다.

 

-. 현행 식품표시제,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

이 : 친환경농산물의 표기를 강화하며, 상호 비교성을 강화한 방식으로 원재료와 첨가물을 완전 공개하고 방사선 조사 식품, GMO 사용 여부 표기 등과 식품가공기술을 공개해야 한다. 또한 즉석제조식품(패스트푸드, 베이커리)에 대한 면제 조항을 축소하고, 제조과정에 사용되는 모든 첨가물을 표기하도록 법제화시켜야 한다.

 

 

-. 예외 없는 식품표시제 법제화를 위해 필요한 실천은

이 : 무엇보다 소비자의 의지를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의 식품표시제 문제점을 알고 이것을 인식하는 소비자들이 늘어야 한다.
생협은 현재 식품완전표시제를 위해 펀딩을 조직하고 있다. 심정적으로 동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 무엇보다 펀딩에 참여하는 것을 권해 드리고 싶다. 1만원은 선뜻 결심하기에는 액수가 클 수 있으나 내 권리를 찾겠다는 소비자들의 의지가 모이면 더 빨리, 제대로 된 예외 없는 식품완전표시제 법제화가 시행될 수 있다. 우리의 건강은 결국 우리가 지켜야 한다.

 

노준희 리포터 dooaium@hanmail.net

 

아이쿱(iCOOP) 천안생협 복미정 이사장과 아산YMCA생협 이차경 이사장

 

<천안·아산 아이쿱 생협 이사장들이 알려주는 현행 식품표시제의 문제점>

 

* 일괄 표시제 : 향미증진제(핵산계 조미료 포함) 산도조절제 합성착향료 유화제 등 8가지 300종을 대표명으로 표시. 정작 식품 안에 어떤 물질이 섞였는지 알 수 없음.

 

* 캐리-오버 상품(Carry-over 중간재, 반제품) : 양념된 불고기 간장에 첨가된 안식향산나트륨, 조미료 등 미표기 가능. 설탕과 지방, 첨가물 등이 혼합된 준초콜릿 또한 성분 표기 안함.

 

* 복합원재료 구성 성분 표시 면제 : ‘~맛 시즈닝’처럼 복합 원재료가 5% 이하일 때 명칭만 표시. 30㎠ 이하 상품 포장인 경우 아무리 많은 첨가물이 들어가도 5가지만 표기.

 

* 최종 물질에 해당 물질이 잔존하지 않는 경우 표기 면제 : 포장 야채를 살균하는 황산염, 통조림 감귤의 귤껍질을 녹이는 데 쓰는 염산, 대두에서 정제유를 추출 시 쓰는 핵산, 청어알 표백제인 과산화수소, 살균제인 차아염소산, 맥주의 여과제, 밀가루 개량제인 브롬산칼륨 등을 사용해도 표기 안 함.

 

* 2중 포장일 때 내포장은 표시 면제

 

* 미포장 제품. 매장 제조식품은 표시 면제 : 할인매장에서 만들어 파는 돈가스, 포장마차 떡볶이 등 GMO나 다양한 식품첨가물을 사용했어도 합법적으로 숨길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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