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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현대차의 자율주행 2조원 통 큰 베팅을 주목한다

입력 : 
2019-09-25 00: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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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자율주행에 약 2조4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미국 자율주행 전문 기업인 앱티브와 손잡고 합작법인을 설립해 2022년까지 차세대 자율주행 플랫폼을 개발한다는 것이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은 평소 미래차 시장에서 기술을 선도하는 '게임 체인저'가 되겠다고 말했는데 이를 위한 통 큰 베팅으로 볼 수 있다. 앱티브는 올해 미국 자율주행 기술 평가에서 구글 웨이모와 GM 크루즈에 이어 3위에 오를 만큼 실력이 탄탄한 기업이다. 미국 자동차 공유업체인 리프트와 제휴해 자율주행에 필요한 빅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현대차의 연구개발 역량과 결합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는 자율주행 외에도 차량 공유와 커넥티드카, 수소차 등 미래차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제휴 또는 협력한 업체도 인텔과 그랩, 올라 등 다양하다. 현대차가 미래차 투자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차량 공유와 친환경차로 자동차 시장 판도가 바뀌면서 위기가 몰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세계 주요 시장에서 승용차 판매는 5.6% 감소했다. 세계 5위인 현대차그룹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에 GM과 포드 등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은 공장과 인력을 축소하는 한편 미래차 기술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합종연횡에 열을 올리고 있다.

폭스바겐과 포드, 인텔이 자율주행 부문에서 손을 잡았고, 피아트크라이슬러는 웨이모와 제휴했다. 도요타도 많은 업체들과 협력하며 자율주행 기술 경쟁에 뛰어들었다. 심지어 영원한 숙적인 다임러와 BMW가 자율주행차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으니 자동차업체들이 느끼는 위기감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현대차도 격변기에 살아남으려면 미래차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정 수석부회장의 말대로 '게임 체인저'가 되기 위해서는 자율주행을 비롯한 미래차 분야에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노사 협력을 바탕으로 생산성을 높여 더 많은 수익을 올려야 하는 이유다. 미래차 시장을 선점한다면 지금의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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