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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억 들여 터널 뚫던 중 1600년 전 '고대 도시' 통째로 발굴돼 '멘붕' 온 창원시 상황

경남 창원시 진해구 석동과 성산구 천선동을 연결하는 제2 안민터널 건설 현장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삼국시대 유적이 발굴됐다.

인사이트창원 국도대체우회도로 제 안민터널 건설부지 내 유적 정밀발굴조사 현황자료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경남 창원시 진해구 석동과 성산구 천선동을 연결하는 제2 안민터널 건설 현장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삼국시대 유적이 발굴됐다. 


발굴 전문기관 동아세아문화재연구원에 따르면 4세기 후반에 조성된 것으로 보이는 이곳은 당시 매우 큰 도시로 추정된다. 


현재 유적 보존과 도로 건설을 두고 양측의 의견이 서로 갈리고 있다. 


2016년부터 건설 중인 제2 안민터널은 폭 20의 왕복 4차선 도로다. 


오는 2023년 3월 완공 목표를 두고 진행되고 있으며 투입된 비용은 보상비를 포함해 1,738억 원에 이르고 이미 600억 원이 투입된 상황이다. 


인사이트창원 국도대체우회도로 제 안민터널 건설부지 내 유적 정밀발굴조사 현황자료


공사에 앞서 매장문화재 조사를 했는데 발굴된 유적·유물의 규모가 예상을 뛰어넘는다.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현재까지 삼국시대 목곽묘 748기, 석곽묘 10기, 석실묘 28기, 옹관묘 13기, 수혈 59기, 구 2기, 조선 시대 분묘 21기 등 총 881기가 확인됐다. 


특히 748기에 이르는 삼국시대 목곽묘는 국내 최대 규모다. 최종적으로는 약 900~1,000기의 목곽묘가 발굴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청동제 검파두식을 비롯해, 노형기대 등 다양한 토기 유물과 삼엽형 환두대도, 철모, 철부, 이식 등의 금속 유물, 옥곡 수정제 다면옥, 경식 등 장신구가 다량으로 출토됐다. 


조사를 맡은 동아세아문화재연구원은 이곳이 삼국시대 진해지역 최대 중심지였던 것으로 추정한다. 


인사이트


인사이트창원 국도대체우회도로 제 안민터널 건설부지 내 유적 정밀발굴조사 현황자료


하지만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부산지방국토관리청, 창원시 등은 고민에 빠졌다. 600억 원에 이르는 비용이 투입된 상황에서 공사를 계속 진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발굴이 계속 이어지다 보면 비용은 그만큼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부산지방국토 관리청은 "문화재를 피하려고 제2안민터널 선형을 변경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허성무 창원시장도 발등에 불이 떨어지긴 마찬가지다. 시장 선거 당시 '제2 안민터널 조기 개통'을 약속했는데 예상외의 일이 벌어졌기 때문. 


유적이 발굴된 상황에서 창원시는 공사를 조기 마무리하는 건 이미 불가능하며 부산지방국토관리청과 문화재청의 결정을 따르겠다고 밝혔다. 


인사이트창원 국도대체우회도로 제 안민터널 건설부지 내 유적 정밀발굴조사 현황자료


발굴을 담당한 동아세아문화재연구원 측은 아직 어떤 문화재가 묻혀 있는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에다가 2지구와 5지구는 시작도 못 해 발굴이 끝나기 전까지는 보존 방안을 논의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애초 2022년 4월 7일 이전에 발굴을 마칠 계획이었으나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현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시민들도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다. 


이미 600억 원을 투입한 상황에서 공사를 중지하는 건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입장과 우리나라의 역사를 다시 쓸 수도 있는 유적 발굴이 우선이라는 입장이 팽팽히 대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