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세계적인 석학들이 글로벌 경제 위기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지난 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개막한 2020년 전미경제학회(AEA) 연례 총회에서 경제학자들은 미·중 패권전쟁, 이란 지정학적 위기, 각국 경기부양 카드 소진 등 세계 도처에 도사린 복병들로 인해 경기하강, 저성장 고착화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새해 초 터진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 고조가 세계 경제에 대형 악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미국과 이란 간 긴장고조가 얼마나 큰 충격을 줄지 예단하기 어렵지만 분명히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라구람 라잔 시카고대 석좌교수도 "중동의 지정학적 이슈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80~90달러에 달할 경우 위기의 뇌관이 터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세계가 저성장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에서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봉쇄 등 초강경 조치를 취할 경우 국제유가 상승과 무역 위축 등으로 이어지면서 경제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세계 경제성장률 3%를 넘기는 것이 쉽지않을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도 나오고 있다.
래리 서머스 미국 전 재무장관은 추가 경기 부양카드가 없다는 점을 걱정했다. 그는 세계 각국이 통화완화, 재정확대 등 경기 부양카드를 이미 소진한 점을 언급하며 "지금 우리에게 위기 대응 여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서머스 교수는 특히 대외 방어력이 취약한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에 자본 유출 등이 발생하면서 다시 위기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의 수출규제, 브렉시트 등으로 각국이 자국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로 기울면서 글로벌 교역이 움츠러드는 가운데 중동 리스크까지 겹치면 우리 경제에 엄청난 충격파가 몰아칠 것이다. 지난해 한국 수출은 10년 만에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는데 더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경제 구루들은 한목소리로 불확실성에 대비해 위기관리 능력을 키울 것을 주문했다. 전례 없는 복합위기에 대응할 전략과 리더십이 절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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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 석학들이 경고한 글로벌경제 복합위기 가능성
- 입력 :
- 2020-01-07 00: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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