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이름 - 5·18 그 후 36년

‘무명 5인’의 키와 나이, 어떻게 살려냈나

강현석 기자

2001년 발굴된 무명 희생자 5명의 유품에 대한 정밀조사는 그동안 이뤄지지 않았다.

경향신문은 광주시와 5·18기록관의 협조를 받아 유품을 다시 살펴봤다. 훼손을 우려해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보존처리 직후 찍어둔 사진을 이용했다.

지난 12일 광주 동구 금남로에 있는 5·18민주화운동기록관 수장고에서 직원이 무명 희생자 5명의 유품이 들어 있는 오동나무 상자를 들어 보이고 있다. 유품은 2001년 10월 국립5·18민주묘지로 이장하는 과정에서 수습돼 보존처리된 뒤 그동안 수장고에 보관돼 왔다. 강윤중 기자

지난 12일 광주 동구 금남로에 있는 5·18민주화운동기록관 수장고에서 직원이 무명 희생자 5명의 유품이 들어 있는 오동나무 상자를 들어 보이고 있다. 유품은 2001년 10월 국립5·18민주묘지로 이장하는 과정에서 수습돼 보존처리된 뒤 그동안 수장고에 보관돼 왔다. 강윤중 기자

그 결과 5명의 키와 나이가 처음으로 복원될 수 있었다. 1980년 당시 검찰이 희생자들에 대한 검시를 진행하긴 했지만 검시조서에는 키가 기록돼 있지 않다. 신원불명 희생자의 경우 나이는 ‘불상’이거나 대략적인 나이로 적혀 있다.

경향신문은 2001년 10월 광주시의 용역을 받은 전남대 법의학교실이 5·18 옛 묘역에서 이들을 발굴하면서 기록해둔 유골 측정 자료를 당시 발굴에 참여했던 인사를 통해 입수했다. 광주시에 제출된 용역 보고서는 찾을 수 없었다. 이 기록을 광주경찰청 과학수사계에 의뢰해 각 유골의 키를 복원했다. 어린아이인 ‘무명 5’는 유골 측정 자료가 없었다.

경찰은 백골 변사체 등을 검시할 때 사용하는 ‘키 복원 공식’을 이용했다. 유골의 대퇴부 길이로 키를 추정하는 것인데 복원된 키는 ±3.8㎝의 오차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나이는 윤창륙 조선대 치과대학 교수가 치아의 마모 상태 등을 토대로 추정했다. 치아 상태로 나이를 추정하는 방식은 정확도가 매우 높다.

윤 교수는 “연구실로 유골을 옮겨올 수 없었지만 발굴 현장에서 모든 치아의 마모 상태(교모도)로 나이를 추정했다. 상당히 정확하다”고 설명했다. 50대는 ±3세, 20~30대 ±2세, 10대 ±1세, 10세 이하는 ±6개월 정도 오차가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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