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공개적으로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의 손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나 원내대표는 7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대표와 통합하지 않으면 한국당에 미래는 없다"라며 "유 전 대표가 한국당으로 서울에 출마하면 얼마나 좋겠냐"고 속내를 비쳤습니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 6월에도 공개적으로 유승민 의원에게 러브콜을 보낸 바 있습니다. 나 원내대표는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바른미래당과 자유한국당과 먼저 통합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유승민 의원과 논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도 "시장경제·자유민주주의 헌법 가치에 동의하는 모든 우파 세력이 문재인 대통령의 폭정을 막아내는 데 힘을 합쳐야 한다"라며 보수 대통합을 강하게 언급했습니다.

일본 옹호, 반문재인 전략의 실패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운영위에서 '우리 일본이'라고 발언했고, SNS에는 나 의원의 발언이 계속 올라왔다. ⓒ인터넷 커뮤니티 화면 캡처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운영위에서 '우리 일본이'라고 발언했고, SNS에는 나 의원의 발언이 계속 올라왔다. ⓒ인터넷 커뮤니티 화면 캡처


자유한국당 지도부가 유승민 의원에게 공개 러브콜을 보내는 것은 지금 상황으로는 도저히 내년 총선을 치를 수가 없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자유한국당은 일본 수출규제를 계기로 문재인 정부를 압박해 정치적 우위를 차지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의 전략은 오히려 친일 정당임을 드러내는 악수(手)가 됐습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가진 일본에 대한 반감이 얼마나 큰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판단 착오로 볼 수 있습니다.

일본과의 무역 전쟁이 장기화될수록, 자유한국당에 대한 반감은 높아지고, 이는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은 상승하지만 자유한국당은 하락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힘겹게 찾은 돌파구 '유승민'... 그러나 만난 적 없다.

8월 5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유승민 의원을 포함해 바른정당계 의원들을 향해 “자유한국당으로 가시려면 혼자 가시지, 바른미래당을 끌고 갈 생각은 진작 버리시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틀 뒤 나경원 원내대표가 유승민 의원에게 공개 러브콜을 보내자 손 대표는 "유승민 전 대표와 그 계열이 나 원내대표 혹은 한국당과 구체적인 이야기가 많이 진행되고 있구나"라고 말했습니다.

유승민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나 원내대표를 만난 적도, 통화한 적도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습니다. 유 의원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나경원 원내대표는 내홍을 겪고 있는 바른미래당에 또다시 불씨를 던져 준 셈입니다.

▲바른미래당은 유승민,안철수 계를 중심으로 하는 계파와 손학규 대표의 당권파가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유승민,안철수 계를 중심으로 하는 계파와 손학규 대표의 당권파가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


현재 바른미래당은 '유승민계(의원수 8명) 안철수계(7명)'의 연합군과 손학규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9명)가 치열하게 싸우고 있습니다.

유승민 의원이 이끄는 연합군 입장에서는 지지율 5% 내외의 정당을 가지고 총선을 치를 수는 없고,  당장 자유한국당과 합칠 수도 없는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상황입니다.

손학규 대표는 자신의 권위를 무시하고 반발하는 계파를 이번 기회에 내보내고 '호남 신당'으로 새롭게 시작하려는 마음도 강합니다. 그러나 15명이 몽땅 자유한국당으로 간다면 정당 존립 자체가 위험하기에 최소의 인원만 떠나길 원하고 있습니다.

도로 친박당, 유승민 합류 결사반대 

현재 자유한국당은 국회상임위원장과 주요 당직을 친박계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도로 친박당'이라는 말도 나옵니다.

친박이 장악하고 있는 자유한국당 내부에서는 유승민 의원의 합류를 그리 달가워하지 않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친박 입장에서 유승민 의원은 '배신자'이자 '당을 깬 장본인'이기 때문입니다.

친박에서는 유승민 의원이 자유한국당에 오면 또다시 갈등이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유승민 의원은 '자유한국당이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함께 할 수 있다'고 여러 번 밝힌 바 있습니다. 만약 유 의원이 자유한국당에 와서 과거와의 단절을 계속 주장하면서 쇄신을 요구하면 내부 분열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자유한국당이나 바른미래당이나 지금 상황에서는 내년 총선에서 필패가 예상됩니다. 선거 승리를 위해 보수 대통합을 하려고 해도 내부의 복잡한 사정 때문에 쉽지 않습니다.

이들이 선거를 위해 힘을 합칠지, 그냥 이대로 지리멸렬하게 전사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다만, 국민들 입장에서는 유승민 의원이 자유한국당으로 가나 바른미래당에 남아 있으나 별로 관심이 없다는 점입니다. 유승민 의원이 가진 한계이자, 보수대통합이 허울뿐인 명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잘 알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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