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 사드, 평지에 있지만 문제없어… 성주 전자파 훨씬 낮을것”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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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 기지 포대 한국언론에 첫 공개]괌 사드 전자파, 기준치의 0.007%

미국은 18일(한국 시간) 괌 앤더슨 기지 인근에 배치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포대를 한국 언론에 처음 공개하면서 레이더 전자파의 안전성을 거듭 강조했다. 내년에 경북 성주지역에 배치되는 사드 포대도 안전거리 설정 등 관련 규정을 철저히 준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 사드 기지 인근 다양한 야생동물 서식

사드 포대기지 출입을 위한 보안 절차는 엄격했다. 휴대전화와 노트북 컴퓨터, 카메라, 녹음기 등은 일절 소지할 수 없었다. 기지로 들어가는 진입로 곳곳에 바리케이드와 안전구역을 표시하는 철조망이 설치됐고 초소에선 완전무장한 군인 2명이 취재진을 맞았다.

포대 입구로 들어서자 2대의 발전기에서 내뿜는 소음이 요란했다. 발전기 주변에는 운용 요원들이 대기하는 여러 동의 대형천막이 설치돼 있었다. 미국 측 관계자의 안내로 사드 탐지 레이더가 설치된 구역으로 들어섰다. 차량에 탑재된 사드 레이더는 가로 4m, 세로 2m 크기로 레이더 빔의 방사각을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군 관계자는 “이런 크기의 레이더가 3000km까지 탐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느냐”고 취재진에 반문했다. 사드가 한국에 배치되면 탐지 레이더가 중국 내륙의 군사 동향을 파악할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는 의미였다.

발전기와 사드 레이더에서 약 500m 떨어진 곳에는 요격미사일 발사대 2개가 부채꼴로 배치돼 있었다. 이곳에선 발전기의 소음이 들리지 않았다. 괌 사드 포대의 레이더와 발사대는 모두 서북쪽 해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북한의 무수단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최대 사거리 3500km)을 요격하기 위해서다. 북한은 괌에서 약 3400km 떨어져 있다. 사드 기지 바로 옆 정글지대에는 사슴 등 다양한 야생동물이 서식하고 있다고 미 측은 밝혔다. 앞서 일부 외신과 국내 언론은 괌 사드 기지 인근에 돼지 2마리만 산다고 보도한 바 있다.
○ 성주지역은 사드 전자파 더 약해

18일 서태평양 괌 기지에 배치된 미 사드 포대를 방문한 한국 국방부 관계자들과 취재진이 미군 측과 함께 사드 레이더 전자파를 측정하고 있다. 괌 미 36비행단 제공
18일 서태평양 괌 기지에 배치된 미 사드 포대를 방문한 한국 국방부 관계자들과 취재진이 미군 측과 함께 사드 레이더 전자파를 측정하고 있다. 괌 미 36비행단 제공
이날 미 측은 한국군이 휴대용 전자파 측정기로 사드 레이더에서 약 1.6km 떨어진 훈련센터에서 전자파 측정을 하도록 허용했다. 최근 충북지역의 탄도탄 조기경보 레이더와 우면산 일대의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레이더의 전자파를 측정한 장비와 동일 기종이다.

6분간 측정한 결과 자연 상태에서 검출될 수 있는 극히 미미한 수준의 전자파가 검출됐다. 전자파는 m²당 최대치는 0.0007W, 평균치는 0.0003W로 인체와 환경에 아무런 영향을 줄 수 없는 수준이었다. 미군 관계자는 “사드 레이더의 전자파로 운용 요원이나 주민들의 안전 문제 및 피해가 발생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미 측은 한미 공동실무단이 성주지역의 한국군 방공포대 위치와 유사한 고도 350m 지역에 사드 레이더를 설치하고 5도 각도로 레이더 빔을 쏘는 시뮬레이션 결과도 취재진에 공개했다. 이 경우 최저 위험고도는 레이더와 100m, 500m 떨어진 곳은 359m, 394m로 각각 조사됐다. 또 3.6km, 5.5km 떨어진 곳의 최저 위험고도는 각각 664m, 787m라는 것이다. 즉, 성주지역에 사드 레이더가 배치돼도 100m 떨어진 지역도 고도 359m 아래 지역의 인체나 장비는 전자파 영향이 없다는 얘기다. 미군 관계자는 “괌 기지의 경우 사드 레이더와 훈련센터가 평지의 같은 고도에 있어도 기준치를 크게 밑도는 전자파가 검출됐다”며 “성주지역에 배치되는 사드 레이더의 전자파 수치는 이보다 훨씬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적 탄도탄, 대기권 안팎과 지상 낙하 전 무력화

미 측은 사드가 지금까지 13차례의 성능시험을 성공적으로 끝냈다고 밝혔다. 사드 요격시험은 주로 북한의 노동 미사일과 무수단 미사일을 상정한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사드는 탐지 레이더와 차량 이동식 요격미사일 발사대, 냉각기, 발전기 등 5개 시스템으로 구성돼 있다. 레이더에는 2만5344개의 소자(모듈)가 들어있다. 요격미사일 발사대는 레이더가 빔을 쏘는 방향으로 자동 조정된다. 미 측은 사드 레이더는 냉각기 등 여러 시스템과 연결돼 있어 임의로 방향을 바꿀 수 없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한국에 배치된 사드 레이더를 언제든지 중국 쪽으로 방향을 바꿀 수 있다는 중국 정부와 사드 배치 반대론자들의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손효주 기자 /괌=국방부 공동취재단
#사드#괌#성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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