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GSOMIA 종료’ 열흘, 한·미·일 모두 해결 노력 기울여야

2019.11.12 20:52 입력 2019.11.12 20:53 수정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의 시행 여부를 결정할 시간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미군 수뇌부의 한국 및 일본 방문이 이어지면서 이 문제 해결을 위한 한·미·일 간 막판 협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14일 한·미 군사위원회(MCM) 참석을 위해 방한하는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앞서 12일 일본에서 아베 신조 총리를 만났다. 또 15일 개최되는 한·미 안보협의회의(SCM) 참석차 방한하는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청와대 방문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미군 수뇌부의 한·일 방문이 GSOMIA 문제 해결의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정부가 지난 8월22일 내린 GSOMIA 종료 결정은 일종의 고육책이었다. 일본이 한국을 수출절차 우대국에서 제외하며 더 이상 안보상의 우방이 아니라고 선언하자 부득이하게 일본과 군사정보를 주고받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국 정부는 미국이 나서 일본을 설득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미국은 이 조치가 한·미·일 군사 협력을 약화시킨다며 한국 정부에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전례가 없는 강도로 일방적으로 한국만 압박하고 있다. 밀리 합참의장은 미국을 떠나면서 “한국을 일본과 미국으로부터 분리시키는 것은 중국과 북한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오로지 한국을 돌려세우겠다는 생각뿐이다. 수출규제를 철회하면 GSOMIA를 되살리겠다는 한국의 제의는 미국과 일본에 의해 외면당하고 있다.

현 단계에서는 한국 정부가 GSOMIA를 복원할 명분이 없다. 최근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GSOMIA를 종료해야 한다는 의견이 52.1%로 종료해선 안된다는 답변(37.5%)을 앞질렀다. 하지만 미국이 GSOMIA 폐기에 반대하는 양상을 보면 당초 예상보다 반발 강도가 훨씬 세다. 이 점에서 정부도 새롭게 드러난 상황을 인정하고, 새로운 해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최근 미국 등지에서는 GSOMIA 종료 연기론을 제기하고 있다. GSOMIA를 연장하되 정보 교류를 제한하거나, 종료 시점을 6개월 연장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하지만 이번 일은 일본이 한국을 안보상 믿을 수 없는 국가로 규정하고 수출규제를 하면서 벌어졌다. 그렇다면 원인부터 제거해나가는 게 순리다. GSOMIA가 그렇게 중요하다면 미국이 일본을 설득해야 한다. 미국이 지금처럼 한국의 이해를 무시한 채 일본을 두둔하는 한 이 문제는 풀기 어렵다. 일본도 마냥 고집만 피울 일이 아니다. 이 정도 사안으로 한·미·일 3국 군사 협력이 파국을 맞아서는 안된다. 한·미·일 3국은 막판까지 GSOMIA 문제를 해결할 공약수를 찾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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