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기자24시] 잘 나가던 클라라, 왜 코너에 몰렸나

2013. 9. 1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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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논란'에 대한 클라라의 해명에도 불구, 네티즌들의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

10일 클라라는 앞서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요가를 배운 적이 없다"면서도 능숙하게 요가를 하는 모습이 드러나거나, 치킨과 맥주에 대한 호불호를 두 개 프로그램에서 각기 엇갈리게 표현한 것, 연예인을 사귄 경험에 대해 시시각각 달라진 과거 발언 등이 하나둘 드러나며 논란에 휩싸였다.

소속사의 해명에도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자 클라라는 자신의 SNS를 통해 이를 적극 해명했다.

클라라의 해명은 크게 두 가지 맥락으로 나뉜다. 자신이 출연했던 프로그램이 예능이었던 만큼 그 무엇보다 '재미'를 위한 발언을 했다는 것 그리고 오랜 외국 생활 탓에 한국 정서를 잘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글 속에서 클라라는 먼저 "저는 재미를 우선하는 예능을 했어요, 진실을 담보하는 다큐가 아니었어요. 예능을 했는데 재미가 없었다고 하시면 이해가 되지만, 진실되지 못했다고 하시면..."이라고 자신의 발언에 대한 날선 지적에 아쉬움을 표했다.

특히 클라라는 "치맥 싫어하는데 좋은 친구들과 분위기가 좋아서 치맥 좋아한다고 말하면 거짓말인가요? 요가 배운 적 없는 데 잘 하면 거짓말인가요? 연예인 남친 사귄 적 있는데 굳이 그런 거 말하기 싫어서 사귄 적 없다고 하면 거짓말인가요?"라고 '거짓말 논란'의 사례로 거론된 발언 뒤에 숨겨뒀던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물론 클라라의 심경글 및 소속사의 해명대로 요가를 배운 적이 없더라도 실제로 스트레칭을 열심히 하면 요가 자세를 너끈히 해낼 수 있다. 하지만 요가 사례 외에 혼선을 줬던 발언들은 클라라의 해명에도 불구, 다소 아쉽다. 해명이라기보다는 그를 향한 비난의 화살에 대응하는 볼멘소리에 가깝게 느껴진다.

"연예인 남친 사귄 적 있는데 굳이 그런 거 말하기 싫어서 사귄 적 없다고 하면 거짓말인가요?"라는 발언만 해도 그렇다. 연예인 남자친구를 사귀었던 과거를 굳이 꺼내고 싶지 않아 한 예능에서 "그런 적 없다"고 했다면, 이후 다른 프로그램에 나왔을 때도 말하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라디오스타'에서는 MC들의 하이에나 스타일의 진행에 '말려든' 걸까. 아님 이전과 다르게 이를 밝히는 데 거리낌이 없어졌던 걸까. 만약 얘기하고 싶지 않았다면 제작진과의 대본 아이템 공유 과정에서 양해를 구하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혹여 아이템 사전 조율에도 불구, 돌발 질문을 받은 것이었다면 조금은 망설이는 모습을 보였어도 더 인간적으로 비춰졌을 터인데, 너무나 활기차고 재미있게 이야기했다. 이전의 "연예인 남친 사귄 적 없다"던 발언이 무색해질 정도로 말이다.

만약 본인의 생각이 재미를 위해 (과거 연애 경험을) 적극적으로 밝히겠다는 방향으로 바뀐 것이라면, 말바꾸기를 넘어 거짓말로 받아들이고 있는 지금 이 네티즌들의 혼돈을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할 것이다.

해명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클라라는 자신의 발언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을 '한국 정서'로 표현하며 정서적인 괴리감이 있었음을 표했다.

클라라는 "본명이 Clara Lee이고, 스위스에서 나고, 미국에서 배우고, 국적이 영국이라서 여러분 말씀대로 한국 정서를 잘 모르는 것 같아요. 그건 앞으로 열심히 열심히 배우고 또 고쳐 갈께요"라면서 "저를 싫어하실 수 있어요. 악플달고 욕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다르다고 해서 틀렸다고 하지는 말아주세요"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이 역시 석연치 않다. 다수의 네티즌들은 클라라가 스스로 밝힌, 8년간의 무명 기간 동안 한국 정서를 습득하지 못했다는 점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국적이 영국이라서" 발언 또한 또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청소년기 형성된 가치관, 사고관이 인생 전반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같은 발언은 적극적 해명 이후에도 클라라를 향한 차가운 시선을 거두지 않게 하는, 어쩌면 하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언급이 되고 말았다.

여러 모로 클라라 식 해명은 다소 유감스럽다. 한 네티즌의 의견과 같이, 이건 '다르다고 틀린 건 아니다'라는 말이 어울리는 상황은 아니다.

같은 말이라도 듣는 이의 정서를 고려해서 할 줄 아는 너그러운 매너가 아쉽다. 이번 해명 글에서 스스로 "한국 정서를 잘 모르는 것 같다"며 "고쳐가겠다"고 얘기한 그녀가, 그 고쳐나가는 걸 이번 글부터 했으면 참 좋을 걸 그랬다.

10년 가까운 긴 터널과도 같은 무명 시절을 지나 불과 몇 달 만에 대세로 일컬어지는 핫스타가 된 클라라는 현재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하지만 아마도 한국 정서상, 지금처럼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클라라를 원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예능은 재미도 중요하지만 근간에는 거짓 없는 솔직함이 담보돼야 한다. 적어도 이것이 한국 정서다.

또 하나, 예능 출연 시 재미도 좋지만 만일 과거와 생각이 달라진 점이 있다면 부연 설명을 조금 덧붙여주면 좋을 듯 싶다. 그녀가 이번 논란을 지혜롭게 극복해낸다면 대중은 앞으로 더 오랫동안, 많은 곳에서 클라라를 만나게 될테니 말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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