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꾼 박인혜. 23-24일 포스트극장에서 모노드라마 '비단치마'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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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꾼 박인혜가 오는 23, 24일 이틀간 포스트극장에서 신작 '비단치마'를 공연한다.

'비단치마'는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심청가 이수자로서 전통과 창작의 경계를 넘나들며 왕성히 활동하고 있는 솔리스트 박인혜가 판소리에 내재된 스토리텔링의 특성을 앞세워 처음으로 시도하는 판소리 모노드라마다.

동화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이형진이 쓴 같은 이름의 동화 '비단치마'에서 모티프를 얻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심청은 눈 먼 아버지를 위해 목숨을 희생하는 유교적 여성상의 전형이라면, '비단치마'는 오리지널 심청전이 다루지 않았던 심청의 심리를 상상하고 주목한다. '비단치마' 속 심청은 철없는 열다섯 소녀에서 초경을 맞은 여인으로 변모하며 자신의 아름다움에 눈뜨고, 삯바느질 일감으로 얻어온 양반집 규수의 비단치마를 욕심내기도 한다.

이 작품은 자기 욕망에 솔직한 심청을 비롯해 돈에 휘둘리고 지배 받는 주변인물들의 나약한 모습과 그로 인한 파멸을 그린다. 전통 판소리 심청가가 4시간 가량의 완창 안에 심청의 탄생부터 모두가 행복해지는 결말까지를 다룬다면, '비단치마'는 심청이 인당수에 몸을 던지게 된 사연부터 죽음에 이르는 부분만을 끄집어내어 그 짧은 도막 안에 메시지를 함축시키는 한편 원작과는 전연 다른 결말을 내놓는다.

연출, 극본은 2011년 전통연희 창작연희대본공모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임영욱이 맡았으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원으로 제작된 박인혜의 1집 '청춘은 봄이라'에 참여한 작곡가 유찬미, 박근혜와 연주자들이 음악 전반에 투입되었다. 이들은 판소리만으로는 다소 전달받기 어려운 캐릭터의 감정선을 세밀하게 하고, 이야기의 굴곡을 음악을 통해 효과적으로 들리게 하는 데 힘을 보탠다.

박인혜는 올해 월간 객석이 선정한 '차세대를 이끌 젊은 예술가 10인'(국악 부문)에 선정됐으며, 리투아니아를 대표하는 시 '아닉쉬짜이의 솔숲'을 판소리로 각색하고 노래해 현지에서 찬사를 받기도 했다. 판소리 모노드라마 '비단치마'는 이런 그녀의 행보에 방점을 찍는 도전이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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