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마스크 1인 1매 구매하는 이유..시민의식과는 차이 [이동준의 일본은 지금]

이동준 입력 2020. 3. 10. 16:55 수정 2020. 3. 11.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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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어느덧 '팬데믹(전염병이 전 세계적으로 크게 유행하는 현상)' 우려를 낳고 있다.

특이한 건 일본에도 마스크 사재기와 되파는 행위가 있음에도 마스크는 대부분 매장에 배치되고 있고 시민들도 1인당 1매만 구매하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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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5부제 시행 이틀째인 10일 서울 종로5가 인근 한 약국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공적 마스크 구매를 위해 줄을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어느덧 ‘팬데믹(전염병이 전 세계적으로 크게 유행하는 현상)’ 우려를 낳고 있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확산한 코로나19로 일본도 한국에서처럼 마스크 품귀 현상이 벌어지며 이른바 ‘마스크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정부가 나서 공적 마스크 생산을 늘린 한편 지난 9일부터 5부제를 시행해 마스크 보급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 그렇지 못하다. 아베 신조 일본 정부는 품귀현상으로 마스크 구매가 어려워지자 재판매 행위를 금지하는 ‘민생안정긴급조치’ 시행령을 10일 개정해 사재기를 단속하는 데 그쳐 한국처럼 전 국민이 고르게 마스크를 구매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일본 한 대형 양판점이 마스크 판매에 나서 마스크 구매에 숨통이 트였다.
일본도 마스크 품귀현상이 일고 있다. 공장 대표는 “공장을 풀가동해도 수요를 맞추기 힘들다”고 말했다. 사진=NTV 방송화면 캡처
특이한 건 일본에도 마스크 사재기와 되파는 행위가 있음에도 마스크는 대부분 매장에 배치되고 있고 시민들도 1인당 1매만 구매하고 있다는 점이다.

얼핏 남을 먼저 배려하는 생각과 높은 시민의식이 바탕이 된 멋진 모습으로 볼 수 있지만 속사정은 그렇지 않다.

양판점은 마스크 성능에 따라 개당 298엔~398엔(약3400원~4540원)에 판매한다.
이 가격만 놓고 보면 다른 판매점과 차이가 없다. 하지만 2개 이상 구매시 가격은 무려 9999엔(약 11만 4280)으로 정상가의 약 30배를 내야만 구매를 가능하게 했다.

그 결과 마스크를 더 구매하고 싶어도 비싼 가격에 구매가 어려워 1인 1매 구매가 지켜지게 된다.

“다른 지점에서 구매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일본의 경우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비가 매우 비싸 다른 지역으로 이동구매는 정상가의 최소 3배 이상의 비용이 든다. 이는 구매에 따르는 시간과 수고를 제외한 단순 금전적 비용만을 따진 것이다.

이에 “다른 지점에서 구매하면 된다”는 의견은 일본 시민들에겐 불필요하다. 이같은 판매가 계속되자 양판점에 가면 언제든 그날 사용할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무리해서 대량 구매하거나 비싼 교통비와 시간을 들일 필요가 없는 것이다.
작은 아이디어로 이곳에서는 1인 1매 구매가 당연한 것으로 여겨진다. 2매 이상 구매시 무려 30배에 가까운 돈을 내야한다. 사진=소셜미디어 캡처
양판점 관계자는 “처음에는 마스크를 대량으로 구매해 가는 손님이 많아 조기 매진되는 등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1인 1매 판매 정책이 도입된 후 이러한 어려움이 일부 해소됐다”고 말했다.

이어 “대량 구매 후 인터넷 등에 재판매 되면 판매점 입장으로선 마이너스가 될 수밖에 없다”며 “작은 아이디어로 시민 들에게 마스크를 공급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양판점도 확보한 마스크 수량이 한정돼 매진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사재기는 없다.

매진도 있고 이에 따른 불만이 없는 것도 아니고 환경이 만든 마스크 1인 1매 규칙이지만 큰 불만은 없는 모습이다.
앞서 구매조차 어려웠던 이유에 오히려 새로운 판매정책을 칭찬하며 정말 필요한 사람이 마스크를 구매할 기회가 늘었다는 긍정적 반응이 나온다.

작은 것에 기뻐하고 긍정적인 생각이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을 잠시나마 위로하는 모습이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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