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 임세경 "유럽무대…딱 맞는 옷 한 벌이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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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6.08.09. 오후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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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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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아경·정호윤과 들려주는 '아리아'
- 한국대표 성악가 3인 한 무대 처음
- 9일 오페라 갈라 '테너를 사랑한 여인'
- 지휘봉 서희태·이의주 연출 무대 꾸려
- "우리가 듣고 싶은 명곡들만 모았죠"

소프라노 임세경은 “길게 사랑받는 대가들을 보면 욕심 내지 않는다”며 “나도 역할을 하나씩 늘려가면서 100살까지 노래하는 게 꿈”이라고 했다(사진=쿠 컴퍼니).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자신에게 딱 맞는 옷을 찾아야 해요. 가장 아름다운 옷 한 벌만 있으면 유럽 무대를 뚫을 수 있으니까….”

오페라 본고장인 유럽에서 주역으로 활약 중인 소프라노 임세경(41)은 그런 면에서 “나는 행운아”라고 담담히 말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자신에게 맞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30대 초반에 ‘나비부인’과 ‘아이다’ 만나 자주 무대에 올랐다면 쓰러졌을 지도 모른다. 적당한 나이에 내게 맞는 역할을 맡아 감사하다”고 웃었다.

한양대 음대를 졸업하고 밀라노 베르디 음악원과 라 스칼라 극장 전문 연주자 과정을 거친 임세경은 차근차근 입지를 넓히다 지난해 1월 오스트리아 빈 슈타츠오퍼에서 ‘나비부인’ 주역을 꿰차더니, 같은 해 8월 이탈리아 베로나 아레나 페스티벌에서 한국인 최초로 ‘아이다’를 맡아 스타덤에 올랐다.

최근까지 스위스 아방시 페스티벌에서 ‘나비부인’으로 나섰던 그녀가 고국 무대에 오른다. 메조소프라노 이아경(46), 테너 정호윤(39)과 함께 다. 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테너를 사랑한 여인’ 오페라 갈라에서 ‘라 보엠’ ‘카르멘’ ‘토스카’ 등 주옥같은 아리아를 들려준다.

평소 친한 선후배 관계인 세 사람이 동시에 한 무대에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아경은 경희대 교수로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국내외 무대에 꾸준히 오르고 있는 한국 대표 메조소프라노다. 그는 한국인 최초로 벨리니국제콩쿠르 단독 우승을 비롯해 메조소프라노로는 유례없이 이탈리아 6개 국제 콩쿠르를 석권했다. 지난해에는 데뷔 20년을 맞아 기념 콘서트를 연 데 이어 올해 가곡 음반을 발표하며 호평 받았다.

여기에 한국 테너 최초로 빈 슈타츠오퍼 전속 가수로 활동하며 유럽 주요 무대에 서고 있는 정호윤이 가세한다. 지휘봉은 서희태가 맡았으며 그가 예술감독으로 이끄는 밀레니엄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 스칼라 오페라 합창단이 목소리를 보탠다. 이의주는 연출을 맡았다.

이번 공연은 테너, 소프라노 그리고 메조소프라노의 아리아들로 프로그램을 짠 것이 특징이다. 세 사람 각자 목소리에 가장 잘 어울리는 노래를 모아 부르는 종합선물세트다. 비제의 ‘카르멘’ 중 ‘하바네라’, 푸치니의 ‘라보엠’ 중 ‘그대의 찬 손’, 베르디의 ‘아이다’ 중 ‘이기고 돌아오라’ 등이다.

임세경은 “각자 노래하고 싶었던 작품이자 상대가 불러줬으면 하고 바랐던 곡들을 모았다”고 했다. 그는 “극적이면서도 서정적인 음색과 쭉쭉 뻗는 힘찬 고음을 가진 ‘리릭 스핀토’ 소프라노로서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곡을 골랐다”면서 “이번 공연을 통해 ‘이런 게 오페라구나’ 하고 관객이 느낄 수 있으면 한다”고 말했다. 임세경은 장수하는 성악가가 되고 싶다.

“함께 공부한 친구들이 먼저 스타가 되는 과정을 보면서 물론 상처도 받았었지만 길게 사랑받는 대가들을 보면 하나같이 겸손했어요. 욕심을 내지 않죠. 전성기 때는 밀렸을지 몰라도 노장이 돼서도 어려운 오페라 곡들을 거뜬히 완창을 해요. 저도 역할을 하나씩 늘려가면서 100살까지 노래하는 게 꿈이에요. 호호호.”

메조 소프라노 이아경(왼쪽)과 소프라노 임세경(사진=쿠 컴퍼니).


김미경 (midor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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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시, 소설, 고양이, 사람 이야기를 추앙합니다. 유통 산업 정치를 돌고 돌아 마침내, 출판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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