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고위층과 대화채널 유지" 카드 들고온 반기문

[the300]"임기 중 계속 노력" 방북 가능성 시사

서귀포(제주)=우경희 기자 l 2016.05.25 21:38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25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주포럼 만찬에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홍용표 통일부 장관과 대화를 하고 있다.(중앙일보 제공) 2016.5.2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주에서 전격적으로 이뤄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권시사 발언은 즉흥적인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는게 정치권의 평가다. 25일 관훈클럽 포럼에서 사실상 대선 출마 검토를 밝힌 반 총장은 대권으로 가는 티켓 격인 남북관계 개선에 대해 상당히 준비된 말을 쏟아냈다.

'제주포럼2016' 참석차 방한해 관훈포럼에 참석한 반 총장은 "방북 계기는 몇 차례 있었지만 북의 입장이 돌변해 판문점에 가려다 하루 전에 취소하고, 작년에도 갈 기회가 상당히 무르익었는데 연기한다든지 해서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럼에도 계속 고위 간 대화채널을 열고 있다"며 "남북간 대화채널을 유지해온 것은 제가 유일한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으며, 기회가 되면 계속 노력하겠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이명박 대통령때나 박근혜 대통령때 정치적 문제를 떠나 인도적 문제는 물꼬를 터놓는게 좋다고 말하고 특히 영유아 지원은 해주는게 좋겠다고 해 정부 차원에서 동의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핵문제나 미사일 문제로 분위기는 좋지 않지만 남북 문제는 제 생각에 숙명이며, 핵에 대해 대북압박을 하는 과정에서도 인도적 문제를 터가며 대화하고, 긴장을 완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남북관계 개선은 반 총장이 만들 수 있는 최적의 대권도전 카드다. 가시적인 성과를 낸다면 국민들 사이에서 이른바 '대망론'의 실체가 나타날 수 있다.

반 총장의 이날 남북관계 발언은 질의응답이 아닌 본인의 모두발언 시간에 이뤄졌다. 이 내용을 언급하기 위해 사전에 준비해 왔다는 의미다. 반 총장은 "남은 7개월 임기 중에서라도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혀 방북 가능성이 아직 열려 있음을 시사했다. 만약 임기 중 방북이 성사된다면 향후 대권레이스에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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