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창작타악 그룹 ‘푸리’ 20년

입력
수정2013.07.04. 오후 2:12
기사원문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김종호/논설위원

한국 전통음악을 바탕으로 실험적인 사운드를 모색하면서, 세대의 차이를 뛰어넘고, 장르의 벽도 무너뜨림으로써 청중의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며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아온 창작 국악 그룹이 ‘푸리’다.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이면서 국립 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인 원일(46)이 1993년에 같이 활동하던 김용우·권성택과 함께 3인조로 결성해 첫 공연을 일본의 어느 음악 페스티벌에서 가졌었다. 원일은 그 후 1996년 개봉된 장선우 감독의 영화 ‘꽃잎’의 음악을 맡기도 하고, 2000년에 이어 2008년에도 대종상의 영화음악상을 받으며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해 한국 전통음악의 지평을 더 넓혀온 인물이다.

원일은 1978년 김덕수 사물놀이 팀의 일원으로 출발해 신기(神技)에 가까운 빠른 손놀림과 리듬으로 관중을 열광시키다 1986년 34세의 나이로 요절한 상쇠 김용배의 꽹과리 수제자(首弟子)이기도 하다. 그는 푸리의 원년 멤버가 탈퇴함에 따라 1999년엔 자신과 마찬가지로 국악고등학교 출신인 김웅식·장재효 등을 영입해 수많은 레퍼토리를 공동 창작했다. 타악 중심의 음악으로 한국 전통의 장단과 세계 보편의 리듬을 조화시킨 작품들로 ‘창작 타악’을 새롭게 장르화했다는 평가까지 받기에 이른 것이다.

푸리가 2001년에 내놓은 1집 앨범 ‘이동(移動)’에 담긴 ‘길군악’ ‘문(門)’ ‘채놀이’ ‘셋, 둘’ 등과 2007년에 선보인 2집 ‘네오 사운드 오브 코리아(neo sound of Korea)’에 수록한 ‘간(間)’ ‘자룡- 활을 쏘다’ ‘도천궁(導天宮)’ ‘추억’ ‘대취타(大吹打)’ 등은 발표 당시부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오죽했으면, 국악계 일각에서 21세기 창작국악의 역사는 푸리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말까지 했겠는가.

전통 가락을 분해해서 이를 다시 자신들의 방식으로 재조합함으로써 새로운 가락을 창출해내는 푸리를 두고, 이제 국악 그룹이라기보다 월드뮤직 그룹으로 분류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푸리 데뷔 20주년을 기념해 원년 멤버와 현재 멤버 모두 호흡을 맞춰 참여하는 콘서트가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의 하늘극장에서 5∼6일 열린다. 다양한 타악기를 두루 섭렵한 한승석, 타악기·피아노·기타 등을 넘나드는 정재일 등도 가세해 끊임없이 진화(進化)하면서 여전히 한국 음악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푸리의 진면목(眞面目)을 보여주는 무대일 것으로 기대된다.

[많이 본 기사]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사회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