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차 확산 위험 확인한 ‘이태원 감염’, 총력 대응해야

2020.05.10 20:45 입력 2020.05.10 20:58 수정

하루 신규 확진자가 28일만에 30명을 넘긴 10일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학교 부속 서울병원에 마련된 선별진료소 앞에 코로나 바이러스 검진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줄지어 서있다. /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하루 신규 확진자가 28일만에 30명을 넘긴 10일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학교 부속 서울병원에 마련된 선별진료소 앞에 코로나 바이러스 검진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줄지어 서있다. /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코로나19 감염 사태가 확산되고 있다. 클럽을 다녀간 경기 용인시 66번 환자가 지난 6일 확진 판정을 받은 지 나흘 만인 10일(낮 12시 기준) 관련 환자 수는 54명으로 늘었다. 10일 신규 확진자 수는 34명으로 한 달 만에 다시 30명대로 올라섰다. 지역감염이 거의 사라지며 코로나 대응 안정기에 들어섰다고 한숨을 돌리자마자 다시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한국의 방역 태세가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랐다.

클럽발 코로나19 확산세는 조용한 전파의 위험을 실감케 한다. 우선 확진자들이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은 물론 부산, 제주 등 전국에서 확인되고 있다. 또 의료기관과 백화점, 콜센터 등 대규모 감염 가능성이 있는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포함돼 있다. 국방부 청사 내 사이버사령부 근무자도 확진됐다.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가 최소한 100명이 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2, 3차 감염 가능성이다. 클럽 방문 확진자의 가족, 확진자와 같은 헬스장을 이용한 이들이 잇달아 확진됐다. 충북 괴산 육군학생군사학교에선 국방부 사이버사령부 근무자와 접촉한 군인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 54명 중 무증상 상태에서 진단받은 이들이 30%가량이다. 용인 66번 환자가 클럽을 방문한 지난 2일 전후 이태원 유흥업소 등 동선이 겹친 조사대상자는 6000~7000명에 달한다. 무증상 상태에서 조용한 대규모 확산이 진행될 수 있다는 얘기다.

방역의 성패는 조기 차단에 달려 있다. 위험요소가 있는 접촉자들을 빨리 찾아내 지역 전파를 멈추는 게 급선무다. 당국은 이태원 클럽 방문자 전수조사에 들어갔지만 인적사항을 허위로 기재한 경우가 있는 데다 외국인들도 포함돼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클럽 방문자 5517명 중 2000명가량이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하는데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서울시와 경기도가 잇따라 관내 클럽과 룸살롱 등 모든 유흥시설에 대해 무기한 또는 2주간 집합금지명령을 발동한 것은 적절했다. 그런데 서울시의 집합금지명령 뒤에도 강남과 홍대앞 일대에서 클럽들이 불야성을 이뤘다고 한다. 유흥시설뿐 아니라 위험요소가 높은 다른 다중이용 시설들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지난 6일부터 생활방역체제로 전환하면서 시민들 사이에 방역에 대한 긴장감이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당국은 차제에 방역 정책에 허점은 없었는지 재점검해야 한다. 정부는 이미 발표한 등교개학 방침을 되돌릴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학생들의 안전과 방역이 최우선인 만큼 일정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을 경우 머뭇거려서도 안 된다. 높은 시민의식과 의료진의 헌신, 적절한 정부 대책 등 삼각연대로 이 위기를 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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