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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Miilk  |  2020. 09.27  |  Issue No. 106
[106번째 밀크] 파라다이스에서 일하세요, 워케이션 시대

*알림: 더밀크가 실리콘밸리의 IT 전문가 그룹인 'K 그룹(K Group)'과 함께 '2020 Virtual K-Night'을 진행합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이메일 하단을 참고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오픈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국은 추석을 앞두고 있습니다. 연휴가 다가오는데요.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고향 방문도 자제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그러나 마음 한켠엔 ‘여행’에 대한 갈증이 큽니다. 그래서인지 아시아나항공과 하나투어가 착륙없이 비행기만 2시간 타고 오는 여행 상품을 내놨는데 이틀만에 매진됐다고 합니다.

지난 67호 뷰스레터에서 여행의 미래를 전망했는데요. 워케이션(work + vacation) 시대를 예측했습니다. 재택근무는 꼭 내 집에서 일하라는 의미는 아닌데요. 코로나19로 가장 타격을 받은 여행 업계와 관광국가들이 워케이션으로 일과 여행을 모두 만족시키는 장기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습니다. 해외나 지방에 살면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 많이 해보셨죠. 어쩌면 코로나19가 우리에게 또 다른 기회를 만들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여행지에서 일을 하는 '워케이션'의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사진: shutterstock)

스탠퍼드대의 경제학자이자 세계적인 ‘재택근무’ 전문가인 니콜라스 블룸(Nicholas Bloom)은 ‘재택근무가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가'라는 보고서에서 “미국은 지금 재택근무 경제가 작동하고 있다”며 미국 노동력의 42%가 풀타임으로 재택근무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2019년 소득 기준으로 국가 GDP에 대한 기여도 지표로 평가하면 재택 근무자가 전체 경제 활동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재택근무는 능사가 아닙니다. 직원들이 일시적으로 생산성은 늘어날 수 있어도 시장을 돌파하는 창의적 아이디어가 나오기 힘들고 무엇보다 집에서 답답함을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는 “재택근무는 어떤 긍정적 효과도 없다. 같이 모여 얘기할 수 없다는 것은 정말 부정적”이라고 재택근무에 대해 부정적으로 대답했습니다. 제이미 다이먼(Jamie Dimon) JP모건 체이스 회장도 “전체 직원들 사이에서 광범위한 생산성 하락을 확인했다”며 사무실 복귀 명령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앞으로도 각 회사 사정이나 CEO의 철학에 따라 재택근무에 대한 방침이 정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재택근무는 공간, 업무 효율성 등 어려움도 많습니다 (자료: 스탠퍼드 경제정책연구소)

앞으로의 업무는 재택으로만 이루어질까요? 재택근무는 과연 긍정적일까요, 부정적일까요? 팀 쿡 애플 CEO는 미국 주간지 디 애틀랜틱(The Atlantic)이 주최한 '디 애틀랜틱 페스티벌'에서 이에 대한 나름의(?) 정답같은 발언을 했습니다. 팀 쿡의 인터뷰는 비록 짧은 시간 동안 이루어졌지만, 저희 더밀크는 실시간으로 커버했습니다.

팀 쿡 CEO는 “원격근무 6개월이 지났는데 우리 팀과 그들의 (이전 업무 상황으로의) 회복력에 감명받았다. 우리는 계속해서 혁신을 이뤄왔다. 나는 우리 모두가 다시 사무실에 오는 날을 기다리고 있지만, 완전히 예전처럼 될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가상 업무 환경에서도 업무가 잘 되는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창의력이나 뜻밖의 발견(serendipity)은 일상 속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생겨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시 사무실에 출근하길 기대한다. 내년일지, 언제가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10-15%의 사람들은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고, 나도 일주일에 몇 번은 사무실에서 일한다. 하지만 현재 회사의 85-90%는 원격근무를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핵심은 ‘재택근무’냐 ‘사무실 내 근무’인가가 아닙니다. 앞으로는 과거와 같지 않을 것이며 근무의 형태가 바뀔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하고 소득을 올릴 수 있는 환경이 점차 형성되고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우리가 알던 ‘근무’, ‘일’의 개념이 바뀌어도 문제가 없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 큽니다. 

이때다! 디지털 노마드 비자

일부 국가는 재빠르게 이 상황을 기회로 만듭니다. CNBC는 ‘여행자가 거주하며 일할 수 있는 국가 증가'라는 기사에서 디지털 유목민을 유치하는 나라가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워케이션 노동자가 등장한 것입니다.  

캐리비안에 있는 영국 연방 국가 ‘앵귈라(Anguilla)’는 8월 21일부터 디지털 유목민을 위한 장기체류비자 발급을 시작했습니다.앵귈라는 코로나19 감염률이 0.2% 미만인 저위험 국가 여행자와 장기 체류자에게 비자를 발급합니다. 
카리브해의 섬나라 바베이도스(Barbados)도 디지털 유목민을 받아들입니다. 바베이도스 비자는 도착일로부터 12개월 동안 유효합니다.
미아 모틀리(Mia Mottley) 바베이도스 총리는 “코로나19로 얻은 것은 불확실성 뿐이다. 12개월 동안 여기와서 일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바베이도스는 레스토랑, 카페, 공공 도서관, 공원 등 섬 전역에 무료 와이파이가 제공됩니다. 심지어 비자 소지자는 자녀를 사립학교나 국영 공립학교에도 보낼 수 있습니다.

바베이도스의 워케이션 비자 지원 홈페이지

유럽 국가들도 '디지털 노마드 유치'에 한창입니다. 조지아(Georgia)는 95개 국가의 디지털 노마드들을 위해 국가의 문을 열어두었습니다. 조지아는 7월 ‘조지아에서 원격으로(Remotely from Georgia)’라 불리는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원격근무자는 비자 없이 360일동안 조지아에서 일할 수 있습니다. 
에스토니아는 12개월짜리 디지털 노마드 비자를 발행합니다. 에스토니아는 한국, EU, 호주, 캐나다인 등 제한된 국가 지원자만 받고 있습니다. 크로아티아도 내년 디지털 유목민을 받는 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을 밝혔습니다. 

미국 내에서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나 캘리포니아주 LA 지역(산타모니카, 오렌지 카운티 등)과 타호 그리고 날씨 좋은 하와이 및 스키를 탈 수 있는 콜로라도 덴버 등이 워케이션 최적지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호텔, 홈스테이로 변신 중

호텔 업계도 이 같은 변화에 적응 중입니다. 더밀크는 월스트리트저널(Wall Street Journal, WSJ)이 주최한 'WSJ 잡스 서밋 2020(WSJ Jobs Summit 2020)' 웨비나에서 아르네 소렌슨(Arne Sorenson) 메리어트 인터내셔널(Marriott International) CEO가 제시한 ‘레저와 디자인의 미래, 관광산업 리빌딩'을 취재했습니다.

소렌슨 CEO는 메리어트의 ‘홈&빌라(Home&Villas)' 서비스 성장에 주목했습니다. 이 서비스는 호텔 방이 아니라 단독 주택을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단순히 집만 빌리는 에어비앤비(Airbnb)와 달리 메리어트의 호텔식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메리어트는 지난해 홈&빌라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코로나19이후 호텔 비즈니스는 타격을 입은 대신 홈&빌라 서비스로 여파를 최소화했습니다. 
홈&빌라 서비스 이용자는 호텔 룸 이용자보다 긴 기간 동안 여행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메리어트 는 작년 대비 홈&빌라 비즈니스가 4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작년 봄 출시 이후 올 여름 총 수익이 가장 높았습니다. 작년 여름보다 예약이 700% 증가했습니다. 메리어트가 제공하는 홈&빌라도 런칭 후 2000개에서 1만개로 5배 늘었습니다. 

메리어트뿐 아니라 힐튼 호텔(Hilton Hotel)도 에어비앤비와 같은 홈쉐어링 사업을 확장합니다. 호텔 룸이 아니라 주방과 기타 시설을 갖춘 새로운 ‘홈스테이' 브랜드를 개발해 확장하고 있습니다. 

작년 대비 호텔 예약과 장기 베케이션 홈의 예약률 변화 (자료: 아마데우스, 트랜스패런트)

에어비앤비(Airbnb)도 놀라운 회복 속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예약 건수는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미국 일부지역에서는 에어비앤비 수요가 전년 대비 25% 증가했습니다. 해외는 아니더라도 바다와 멋진 풍경을 바라보며 조용히 일할 수 있는 공간을 찾는 사람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에버비앤비는 곧 상장(IPO)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부킹닷컴(Booking.com)은 장기체류 수요 급증으로 주별, 월별 장기 스테이 요금을 공지하기 시작했습니다. 주간 요금은 최소 7박이상, 월간 요금은 최소 28박 이상 체류해야 적용됩니다. 

코로나 이후 기업 문화, 더 중요

기업은 코로나19로 직원이 집에서 일하는 것을 허용했습니다. 그런데 직원이 다른 나라에서 일하는 것도 허용할까요. 기업이 근로자의 국가 이탈까지 허용하느냐가 관건입니다. 출장이 아니고 근로자 스스로 다른 나라로 여행을 떠나 근무하는 것을 이해하는 문화가 코로나19로 생길 수 있습니다. 기업은 일하는 장소가 꼭 사무실이어야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체험하기 시작했습니다. 집을 떠나 여행지여도 업무 생산성에 문제가 없다면 워케이션을 받아들이는 기업은 늘어날 것입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기업문화'는 더 중요해졌습니다. 노동자의 구분도, 일의 정의도 바뀌고 있고 일을 하는 장소도 점차 불명확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래는 기업문화가 강력한 기업이 더욱 번영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넷플릭스 리드 헤이스팅스 CEO가 출간한 '규칙없음'의 한 구절을 인용해봅니다. 

"직원에게 휴가를 가고 싶은 대로 가라고 하면, 하늘이 무너질 줄 알았다. 하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우리는 성과를 많이 내는 직원들이 스스로 생활을 통제할 수 있게 하는 한 가지 방법을 알아냈다.그런 통제가 오히려 모두를 더 자유롭게 해준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인재 밀도가 높았기에, 우리 직원들은 이미 양심과 책임 의식을 가지고 행동하고 있었다. 솔직한 문화가 정착되었기에, 누군가가 제도를 역이용하거나 주어진 자유를 남용하기라도 하면, 주변 사람이 이를 지적해 상황을 바로잡았다" 

감사합니다.
더밀크 김인순 드림.
(도움:박윤미)

더밀크 독자의 소리
개인 결제 플랫폼과 인프라는 한국이 굉장히 앞서 발전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팬데믹으로 인해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미국의 다양한 핀테크 기업들이 또다시 크게 도약할 것 같습니다. 아마존 고의 자동결제도 굉장히 신선했는데, 이제 이런 문화가 당연한 시대가 오겠죠. 정말 기대됩니다.
-cam***님 의견


↪️ cam***님, 뷰스레터 104호 '미국은 핀테크 시대' 편에 대한 의견 감사합니다. 변화를 놓치지 않고 적응할 수 있도록, 신속하게 알려드리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더밀크에서는 뷰스레터를 구독해 주시는 독자분들의 피드백을 하나하나 소중히 읽고 있습니다. 재미있었던 내용, 고쳐야 할 것들, 어떤 것도 좋습니다. 여러분의 이야기를 남겨 주세요. 여러분의 애정 어린 피드백은 더밀크 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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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Virtual K-Night

매해 실리콘밸리 한인들의 가장 큰 행사였던 K-나잇이 온라인 컨퍼런스로 돌아옵니다. 
더밀크는 실리콘밸리의 한인 IT 전문가 그룹인 'K 그룹(K Group)과 '2020 버추얼 K-나잇(2020 Virtual K-Night'행사를 공동 주최합니다. 주제는 'F5, 팬데믹 이후의 미래를 그리다'입니다. 코로나 팬데믹, 산불 등으로 혼란과 변화가 많았던 2020년, 앞으로 다가올 미래와 기술에 대해 전문가들을 모시고 이야기를 나눌 예정입니다. 관심 있는 독자 여러분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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