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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플러스] 다 방어될까?…군사주권론으로만 막아내기 힘든 것들

입력 2016-07-13 22:06 수정 2016-07-1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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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구 장관/국방부 : 대한민국 국민 안전과 대한민국 안위를 지키기 위한 자위적 방어 조치입니다.]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정부가 내세운 건 군사주권론입니다.

그런데 정작 인구의 절반이 살고 있는 서울과 수도권 대부분은 사드의 방어 범위에서 제외됐습니다.

[김동엽 교수/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 이건 기본적으로 자기들 막기 위해서 있는 무기 체계입니다. 미군의 어떤 전쟁 지속 능력이라든가 이런 측면에서 보면 상당히 중요한 지역이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쪽을 막겠다는 거죠.]

그러면서 뒤늦게 수도권은 패트리어트 미사일로 방위한다는 논리를 내밀었습니다.

한 장관의 이후 발언은 또다시 논란을 낳습니다.

[한민구 장관/국방부 : 일개 포병중대입니다. 방공포병중대에 전개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중국이나 러시아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급히 내놓은 설명이지만 군사주권론과는 배치되는 내용입니다.

사드 1개 포대 설치비는 1조 5000억 원으로 차기 전투기 사업 예산의 8% 수준입니다.

군사주권론을 펴자면 우리가 구입했어야 한다는 겁니다.

[최종건 교수/연세대 정치외교학과 : 군사주권적 차원의 사드 배치가 필요하다면 대한민국 국방부가 소유 제기를 해서 구매하면 돼요. 정말 사드가 필요할 만큼 대한민국 안보상황이 위급하다면 그것만큼 매우 중요한 군사주권적 상황이 어디 있겠습니까.]

1조 5000억짜리 일개 포대도 구입하지 못해 정작 우리가 부지 선정이나 전시 운용권도 갖지 못하는 현실을 스스로 인정한 겁니다.

사드의 요격 성능이 검증되지 않은 것도 문제입니다.

지난 1월 미 국방부 시험평가국이 내놓은 보고서입니다.

요격 미사일 발사대의 발전기에 심각한 문제가 있고, 레이더와 운영자 간 소통 체계에 결함이 있다는 내용입니다.

4년 전 지적된 39개 개선사항 중 18개가 여전히 문제라는 지적도 언급됐습니다.

사드 미사일 평가 담당자인 마이클 길모어 미 국방부 무기성능시험평가국장은 지난해 3월에도 미 상원 군사위원회에 출석해 비슷한 취지로 말했습니다.

미군 스스로 사드의 한계와 취약점을 인정하고 제한적으로 운용하고 있는 겁니다.

[김동엽 교수/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 총 다섯 개를 인계받아서 하나는 괌에 있고 네 개 정도 있지만 지금 네 개 다 텍사스에 있어요. 텍사스에서 방어를 하고 있는 게 아니라 텍사스에서 쉽게 말하면 방치. 놀고 있는 겁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작 우리 정부는 사드가 검증됐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국방부 홈페이지에 올라온 사드 홍보 자료입니다.

사드가 총 11차례 실험을 했고 모두 성공했기 때문에 요격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입증됐다고 나옵니다.

[한민구 장관/국방부 : 군사적 효용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준의 무기체계입니다.]

하지만 미 국방부 미사일방어국 보고서에 따르면 국방부가 실험 횟수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드러납니다.

지난 4월까지 사드 요격 실험은 총 15차례에 걸쳐 17번 이뤄졌습니다. 이중 4번은 실험을 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했습니다.

타겟이 발사되지 않았거나 기상악화 등의 이유로 실험을 취소했기 때문입니다.

[김동엽 교수/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 자신이 쏘려고 하는데 한국이나 미국 쪽에서 사드 준비하는데 시스템이 고장 난 거야. 잠시 대기. 우리 상태가 안 좋아서 그럼 안 쏘는 겁니까.]

실험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미군이 공개한 요격 실험 영상입니다. 항공기에서 낙하산을 매단 타겟이 투하됩니다.

화면엔 타겟 위치를 보여주는 데이터가 계속해서 나옵니다.

발사 장소와 시점이 불확실한 실전과 전혀 다른 환경에서 실험이 이뤄진 겁니다.

[김동엽 교수/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 미사일이 어디에서 어디 방향으로 출발한다는 걸 알려주고 있고. 쉽게 말하면 약속 대련을 하는 것이죠.]

북한의 위협에 적합한 방어 체계인지에 대한 의문도 계속 제기되고 있습니다.

국방부는 과거에 "한반도의 짧은 종심을 고려해 북한 미사일을 효과적으로 요격할 수 있는 KAMD를 개발하겠다며 사드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힌바 있습니다.

사드가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걸 스스로 인정한 겁니다.

미 의회조사국 역시 사드가 한반도에서 효용 가치가 크지 않다는 보고서를 내기도 했습니다.

[장영근 교수/한국항공대 항공우주기계공학과 : 탐지하고 추적하고 식별하고 그다음에 요격을 준비하고 이런 시간이 벌써 2분 이상 소요될 수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이런 짧은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시간은 극히 제한적이다. 흔한 말로 가격 대 성능비, 가성비가 낮은 거죠.]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는 제대로 된 검증과 국민적 이해를 구하는 노력보다는 군사주권을 내세워 사드에 대한 맹목적 신뢰를 강요하고 있어 반발을 자초하고 있습니다.

[최종건 교수/연세대 정치외교학과 : 군사주권을 주장하는 맥락에는 정서적 편향이 있어요. 그러니까 '미군의 자산이 들어오면 어쨌거나 대한민국 안보에 도움이 되겠지'라고. (하지만) 한반도의 안정은 사드 하나로 혹은 사드 결정과 같은 것으로 유지되는 것은 아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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