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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클럽 막으니 헌팅포차 북적, 감염 사각지대 여전히 많다

입력 : 
2020-05-18 00: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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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집단감염 발생으로 클럽 등 유흥업소 영업이 중단되자 서울 강남 일대 헌팅포차 등이 북적이고 있다. 서울시가 지난 9일 클럽, 감성주점, 콜라텍, 룸살롱 등 유흥시설에 대해 집합금지 명령을 발령하면서 해당 업소들은 문을 닫았다. 하지만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된 헌팅포차는 규제를 안 받다 보니 지난 주말에도 긴 대기줄이 늘어서는 등 불야성을 이뤘다. 클럽 거리인 이태원과 홍대입구 등은 한산해진 반면 헌팅포차와 일반 술집은 붐비는 일종의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헌팅포차는 고객들이 실내를 돌아다니면서 다른 테이블 고객과 쉽게 합석할 수 있어 이태원 클럽처럼 감염에 취약한 환경이다. 내부에 '2m 간격 유지' 등 팻말이 설치돼 있지만 테이블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데다 춤추고 노래하는 게 가능해 방역 수칙이 제대로 지켜질 가능성은 낮다. 생활 속 거리 두기가 시행 중인 상황에서 20·30대가 이를 남의 일처럼 여기고 유흥시설로 몰려다니는 것은 실로 이기적인 행태다.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 수가 다소 꺾이고는 있지만 17일 낮 12시 현재 168명으로 증가했다. 이 가운데 4차 감염자도 2명으로 늘었다.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감염이 노래방을 거쳐 서울 구치소 교도관과 노래방 감염자 지인의 가족에까지 4차 전파가 일어난 것이다. 지금도 '조용한 전파'가 진행 중일 수 있는 만큼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서울시가 유사 유흥업소에 7대 방역수칙 준수 명령을 내렸지만 노래방, PC방, 헬스장, 독서실 등 감염 사각지대는 여전히 많다. 이태원 클럽발 무차별 확산을 막으려면 방역당국은 유사 유흥업소까지 영업을 금지하고, 밀집시설에는 강도 높은 방역수칙을 권고해야 한다. 20·30세대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감염을 폭증시킬 수 있는 만큼 밀집시설 이용을 자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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