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 사이트 통해 음원 공개예정

"음악하러 서울에 가야하나, 그만둬야하나 고민하고 있던 시기에 합격 전화를 받고 누군가 제 음악을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희망을 봤죠. 송캠프에서 '음악의 신'들에게 배운 것을 계기로 더 열심히 해보고 싶어요."

지난 15~17일 부산음악창작소에서 열린 작곡가 공모전 송캠프 수료식에서 참가 3팀과 JYP 엔터테인먼트 소속 작곡가, 부산정보산업진흥원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 제공

부산음악창작소에서 지난 15~17일 사흘간 열린 'Song camp(송캠프)'에 참여한 오정훈(24) 씨는 자신의 꿈을 더 연장해준 이번 기회에 감격했다. 송캠프는 지역 신인 작곡가들이 현직 작곡가들과 직접 곡을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은 콘텐츠코리아랩 사업으로 '부산·경남 작곡가 데뷔 공모전'을 열고 67팀의 지원을 받아 우수 3팀을 뽑았다.

오 씨를 포함해 변무혁(25)·안형주(24) 팀, 김태현(24)·권도엽(25)·석진우(24)·손송애 팀은 2PM 아이유 f(x) 등 국내외 유명 히트곡을 만든 JYP 엔터테인먼트 소속 작곡가 홍지상, 심은지, 노데이와 함께 작업했다.

이들은 보컬·악기 녹음과 컴퓨터 프로그램 편집을 거쳐 곡을 만들기 시작했다. 오선지만 있으면 곡을 만들 수 있는 과거와 달리 지식과 경험, 노하우가 필요한 작업이었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 이광국 과장은 "서울에 가지 않고도 음악을 만들 수 있는 음창소를 이용해 창작자들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 뭘까 고민하던 중 메이저 작곡가와의 교류·멘토링을 주선해보자고 송캠프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송캠프에는 음창소 지원 1기 뮤지션들이 세션으로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밤낮없이 작업에 몰두했지만 참가자들의 표정은 밝았다. 변무혁 씨는 "좀 더 대중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노하우를 배우고 있다"고 뿌듯해했다. 김태현 씨는 "혼자 골방에 앉아 연구하다 대형기획사 작곡가들과 음악을 하고 있는 것이 실감나지 않는다"며 "언젠가 나만의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싶다는 꿈을 키우게 됐다"고 말했다.

부산 출신 작곡가 홍지상 씨는 "서울과 부산 사이에 인프라 교환 라인이 생긴 것 같아 기쁘다"고 말하면서도 "완벽한 스튜디오 시설이 없었다면 송캠프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우수한 장비에 감탄했다. 또 "공식화되지 않은 아이디어로 접근하는 신인 작곡가의 모습이 신선하다"며 "거친 부분을 다듬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고 전했다.

오정훈 팀은 힙합 멜로디에 달달한 사랑 가사가 신선한 'Lib bom'(2위), 변무혁 팀은 남녀간의 관계를 해학적으로 풀어낸 '갖고놀아'(1위), 김태현 팀은 현실과 이상 사이의 20대 청춘 이야기를 담은 '지금'(3위)을 만들었다. 모두 흑인 음악의 그루브와 감성이 섞여 있는 대중적인 곡이다. 17일 열린 수료식은 결과에 관계없이 각자 완성된 곡에 감동하고 축하하는 자리였다. 음원은 국내 기획사를 통해 데뷔하거나 음악 사이트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