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미사일 발사> 북한 로켓 기술 남한 2∼4년 추월(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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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6.02.07. 오후 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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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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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말 한국형발사체 개발 후 北에 기술역전 기대

인공위성 기술은 남한이 北보다 훨씬 앞서

2012년 로켓 개량한 수준 관측…완전 새로운 발사체 아닌 듯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김태균 기자 = 북한이 7일 미사일 발사를 전격 감행하면서 남북 간 로켓(발사체) 기술의 격차가 얼마나 될지 관심이 쏠린다.

북TV, 광명성 4호 발사장면 보도

결론적으로 말하면 현 시점에서 로켓 기술은 북한이 남한보다 2~4년 앞서 있다.

북한은 이미 2012년 12월 액체연료 로켓을 자력 개발해 쏘아올리는 데 성공한 반면 남한은 2013년 1월 러시아에서 들여온 1단 추진로켓을 활용해 나로호를 발사하는 단계까지만 나아갔기 때문이다.

요컨대 북한이 액체연료로켓 발사 능력을 완전히 자력화했다면 남한은 일부만 자력화한 상황이다.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 본부장은 "여러 정보를 종합할 때 북한은 위성 발사체 기술을 갖고 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며 "국산 위성 발사체는 북한보다 뒤처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북한 주장대로 이번에 광명성 4호 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성공했다면 2012년 은하 3호 로켓 발사에 이어 또 한 차례 로켓 발사에 성공한 셈이다.

북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 성공

북한은 이번 발사를 통해 로켓의 개량화나 성능 개선을 노렸을 것으로 추정되고, 이에 성공했다면 그만큼 기술적 진전을 이뤘다고 볼 수 있다.

해당 로켓에 실린 광명성 4호 위성이 제대로 작동하는지까지는 확인에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현재 한국과 미국 당국은 로켓이 우주에 도달하는데는 성공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미국 전략사령부 대변인은 7일 지구 궤도에 두 개의 물체가 탐지됐다고 밝혔다. 이 두 물체는 각각 발사체의 마지막 3단 로켓과 광명성 4호 위성으로 추정된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단 전문가들은 이번 로켓 발사가 큰 기술적 진보로는 보지 않고 있다.

탁민재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는 "새로운 발사체를 개발하려면 엔진을 새로 설계·제작하고 실험도 새로 해야 하는데 보통 여기에는 아무리 빨라도 5년 이상 걸린다"며 "새로운 발사체를 쏘아올린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나로우주센터에서 시험 중인 국산 로켓 엔진

따라서 2012년 실험한 로켓을 개량해 발사한 수준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2∼4년 후에는 사정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현재 항우연은 100% 국산화 로켓인 '한국형발사체(KSLV-Ⅱ)' 개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로켓 기술의 완전 자력화를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한국형발사체는 2017년 말 첫 시험 발사를, 2020년 기술 완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특히 한국형발사체는 1천500㎏급 탑재체(위성)를 실어나를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예정이어서 북한보다 기술적 수준이 더 높다.

탁 교수는 "북한은 2012년 100㎏급 로켓을 쏘아올린 것으로 추정되고 핵 탄두 탑재를 위해 500㎏급을 개발하는 게 목표인 것으로 안다"며 "한국형발사체는 이보다 더 큰 1천500㎏급이 될 예정이어서 발사에 성공하면 우리가 훨씬 앞서가게 된다"고 말했다.

국산 로켓 개발에 땀 흘리는 개발진

또 북한의 로켓 기술 중 엔진 기술은 대체로 인정받고 있지만 제어 기술의 경우 그 완성도는 검증되지 않았다. 2012년 발사 때도 인공위성 '광명성 3호'를 궤도에 진입시켰다는 북한의 주장과 달리, 실제 광명성 3호의 흔적은 지금까지도 발견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방효충 KAIST 교수는 "로켓 제어 기술은 실제 겨냥한 궤도에 제대로 진입했느냐로 평가할 수 있는데 북한의 경우 어떻게 궤도를 설계했고 실제 어떻게 진입했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기술 수준을 평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로켓에 실어보내는 탑재체인 위성 기술의 경우 남한이 압도적인 우위에 있다는 게 지배적인 평가다.

앞서 언급된 광명성 3호의 실체가 여전히 확인되지 않는 반면 남한의 경우 이미 완전 자력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남한은 90년대 중반부터 위성 기술을 자력화하기 시작해 지금은 완벽한 설계 기술을 갖춘 상황"이라며 "세계 5위권 안에 들어가는 위성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3년 한국에서 발사한 한.러 공동 개발 로켓인 '나로호'

항우연의 고정환 본부장은 "2012년 로켓 발사 때 북한이 선전한 위성이 시험 작품 수준에도 못 미친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며 "우주로 보내는 최종 운송물인 위성의 기술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자꾸 발사체 발사를 고집하니 그 의도를 두고 신뢰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오게 된다"고 설명했다.

sisyphe@yna.co.kr

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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