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신문DB

  대학에서 각종 국가고시나 전문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위해 고시반을 만들고 지원하는 것은 이제 일반적인 일이 됐다. 우리학교 역시 몇몇 고시반들이 존재하며 단과대학(이하 단대) 차원에서 지원을 하고 있다. 하지만 대학의 고시반이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게 되었음에도 고시반을 바라보는 입장의 차이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고시반에 대한 비판과 옹호가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당사자인 고시반의 학생들은 학교로부터의 지원이 부족함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고시반 지원에 형평성 논란 일어
 
 
  고시반에 소속된 학생들에게는 별도 공간이나 학습자료를 제공하는 등의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이것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고시나 자격증 시험을 준비한다는 이유로 대학이 특정 학생들에게만 지원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대학교육연구소(이하 대교연) 김삼호 연구원은 “모두가 동일하게 낸 등록금을 재원으로 일부 학생에게만 지원해 주는 것은 특혜”라고 말했다. 배석민(경영 09) 씨는 “고시를 준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원을 받기 위해 들어간 학생들도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고시반 지원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보기 어렵다는 반론 역시 존재한다. 학생들이 필요로 한다면 지원해주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신원철(사회) 교수는 “일정한 자격을 갖춘 학생들에게 필요한 지원을 해주는 것은 가능하다”며 “고시반 지원에 대해 비판을 하려면 이로 인해 필요한 곳에 지원이 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지적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황성국(기계공 15) 씨 역시 “특혜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대학 입장에서는 고시반을 지원하는 것이 당연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의 역할에 대한 입장도 분분
 
 
  학문보다는 취업에 초점을 둔 고시반을 지원하는 것이 대학의 본래 목적에 부합하는 것인지에 대한 논란도 있다. 고시반의 운영이 자칫 학문보다 취업을 권장하게 될 수도 있고 이는 올바르지 않다는 것이다. 주광순(철학) 교수는 “신자유주의의 논리를 그대로 가져오게 되면, 그것은 대학이 아닌 직업학교”라며 “애초에 대학의 역할과 맞지 않고, 눈앞에 성과에 연연하면 장기적인 창조력도 고갈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루(일어일문 11) 씨 역시 “대학은 학문을 하는 곳”이라며 “취업이 아닌 학문을 장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반면 고시반 지원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학생들이 취업에 목을 매고, 고시나 자격증 시험 합격자의 수로 대학이 평가되는 현실도 직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의연(나노소재공 09) 씨는 “학문을 하기 위해 대학에 온 것은 맞지만 취업을 중요시하는 현실도 고려해야 한다”며 “고시 합격자나 자격증 취득자의 수는 대학의 위상과도 직결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경영대학 최종서(경영) 학장 역시 “각종 고시에 얼마나 합격하고 자격증을 몇 명이나 취득하느냐가 대학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었다”며 “그것이 바람직한 지와는 별개로, 현실을 인정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전했다.
 
 
당사자들은 지원 부족 호소해
 
 
  한편 고시반에 소속된 학생들은 지원이 부족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단대에 배정된 예산으로 지원해 주고 있지만, 고시 준비를 위해 필요한 교재나 인터넷 강의 등을 구매하는데 드는 비용에 비해 턱없이 모자라다는 것이다. 경영대학 고시반 경맥정사 박장균(경영 12) 실장은 “고시반에 대한 지원이 많이 부족한 편”이라며 “지원을 늘려달라고 요청하지만 단대 역시 재정이 넉넉하지 않아 힘들다”고 토로했다. 사회과학대학 고시반 신목정 민병훈(행정 09) 실장 역시 “학습 공간 이외에 금전적으로 지원해주는 부분이 없다”며 “다른 대학들의 고시반들과 비교하면 지원이 부족한 편”이라고 전했다. 

  지원의 주체인 단대 역시 지원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마땅한 대책을 내놓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최종서 학장은 “학생들의 불만이 많지만 대학본부의 도움없이는 속수무책”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채널PNU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