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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문정인 교수 "생존의 문제…성주, 님비현상으로 보기 어려워"

입력 2016-07-20 20:52 수정 2016-07-20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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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민구 장관이 사드의 전자파가 인체에 무해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직접 레이더 앞에 서겠다고 한 바가 있습니다. 오늘(20일)은 사드 레이더 앞에서 성주 참외를 깎아 먹겠다는 의원까지 등장했습니다. 사드가 과연 북핵 대응력으로 필요한가 하는 본질적 의문에 대해서 국회마저 이를 검증할 능력은 보여주지 못하고 엉뚱한 얘기들만 만들어낸다는 지적이 나왔죠. 연세대 문정인 교수를 이 자리에 잠깐 모셨습니다. 최근의 상황에 대해서 하실 말씀이 많을 것 같습니다. 우선 총리는 직접 주민 설득에 나섰다가 봉변을 당한 바도 있고 또 폭력행위 수사, 외부 개입 이런 쪽으로 얘기가 막 흘러가면서 이게 본질과는 거리가 멀게 가고 있는 거 아니냐, 이런 지적도 나옵니다. 어떤 생각이십니까?, 최근의 상황에 대해.



[문정인 교수/연세대 정치외교학 : 이번 성주 방문이 좀 부적절하지 않았는가 생각이 듭니다. 우선 실무자들이 주민들하고 충분한 협의를 거쳐서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을 정부가 해 줄 수 있는가 이런 거에 대한 총체적인 어떤 그림을 갖고 그리고 그다음에 총리, 국방부 장관이 현지에 가서 주민들과 얘기를 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쪽으로 가야 될 텐데 지금 사드배치지 결정 나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불쑥 거기를 방문했단 말입니다. 게다가 또 우리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해외순방 중인데 거기 가서 6시간씩이나 완전히 고립된 상황에 있고 이 모든 게 상당히 부적절해 보이고 어떻게 보면 상당히 아마추어적인 국정운영이 아닌가 하는 그런 느낌을 갖습니다.]

[앵커]

아무튼 그 이후에 괴담론이 굉장히 많이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고 그래서 본질과는 멀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문제제기들을 많이 하시는 것 같습니다. 지금 어디입니까, 괌에 앤더슨기지도 국내 취재진에게 처음으로 공개됐다고 하고 전자파가 인체에 해롭지 않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아무튼 여러 가지 고육지책이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전자파에 대한 불신만 불식시키면 그러면 사드를 배치해도 되는 것이냐 하는 쪽으로 얘기의 프레임이 바뀌고 있는 상황도 보이기도 해서 거기에 대해서 어떤 생각이신지요?

[문정인 교수/연세대 정치외교학 : 글쎄요. 이건 상당히 본질을 호도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성주 주민들은 아마 이런 생각을 할 겁니다. 성주에 사드가 배치가 되면 북한은 물론이고 중국, 러시아 같은 소위 잠재적 소위 적대국으로부터 선제 타격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지 않나 그런 우려가 더 크거든요.]

[앵커]

그 걱정을 많이 하시는 것 같습니다.

[문정인 교수/연세대 정치외교학 : 그건 제주 해군기지, 강정기지 같은 곳도 바로 그런 문제 때문에 문제가 불거진 거거든요. 그래서 그걸 우리가 성주 군민들이 저렇게 나오는 걸 단순히 님비현상으로 보기는 어려운 거 아닌가. 자기들에게는 생존이 걸린 문제인데 일단 유사시가 발생하게 되면 적대국 또는 준적대국들이 타격대상이 된다고 하는데 자기 생존과 관련된 문제를 가만히 앉아 있을 수는 없는 거거든요. 이걸 전자파가 유해하느냐 안 하느냐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말 성주에 꼭 해야 되느냐…. 그리고 그것을 주민들하고 얼마나 사전에 협의하고 설득했느냐 이런 게 상당히 중요한 것 아니었는가 생각이 됩니다.]

[앵커]

지난번에 몇 번 말씀하실 때 '현 정부의 대북정책이 4무다' 이렇게 말씀하신 바가 있습니다. 현 정부가 사실 들으면 서운한 점은 많이 있을 겁니다. 예를 들면 무지, 무능, 무책임, 무대책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정부로서는 반론이 많이 나올 것 같습니다. 제가 대신 전해 드리기는 좀 그렇습니다마는. 그런데 그러면 마지막에 무대책이라고 말씀하신 것은 이번에 바꿔야 되는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다시 말하면 사드배치로서 하나의 대책을 제시하는 것이기도 한데….

[문정인 교수/연세대 정치외교학 : 글쎄요. 우리가 북한 핵문제의 최선의 대책은 대화와 협상을 통해서 평화적으로 타결하는 것이 최선의 대책이거든요.]

[앵커]

그게 안 된다라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의견으로 또 대두되고 있잖아요.

[문정인 교수/연세대 정치외교학 : 그러면 차선, 차차선을 택해야 되는데 제가 볼 때 지금 북한 핵문제하고 관련된 최악의 선택은 아마 전쟁을 하는 거일 겁니다. 전쟁 바로 다음의 차악의 선택이라고 하는 게 사드배치가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왜냐하면 논리는 간단한 거거든요. 북한 미사일 갖고 쏴라. 우리는 결국에 핵하고 사드 가지고 격추시키겠다, 요격시키겠다. 할 테면 해 봐라, 이런 식으로 나오는 거거든요. 그런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하는 국가의 입장에서는 조금 더 신중할 필요가 있지 않은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앵커]

그 방법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는 것인데 문 교수님의 방법론 물론 있을 수 있겠으나 또 한편에서 이런 얘기도 정부 일각에서 나왔다고 하는데 무슨 얘기냐 하면 북한이 최대한 견딜 수 없을 정도까지 밀어붙인다. 그다음에는 뭔가 임계점에 가면 북한도 다른 선택을 할 것이 아니냐라는 방법론도 한쪽에서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무엇이 옳은 것이냐에 대해서는 어떻게 국민들로서는 판단을 해야 됩니까?

[문정인 교수/연세대 정치외교학 : 제가 볼 때 정부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영어로 '미니맥스정책'이라고 해서 위험도를 최소화시키고 그다음에 이익을 극대화시키는 이런 상당히 안정적이고 안전지향적인 정부 정책이 상당히 필요하거든요. 그런데 그런 북한에 대해서 제재와 압박을 가해서 북한으로 하여금 북한의 임계치까지 다다르면 북한이 붕괴되거나 아니면 손 들고 항복해서 나온다. 지금까지 역사적 패턴을 봤었을 때 그 가능성은 상당히 적다고 보거든요. 그 과정에서 전쟁의 가능성은 높아지는데 제가 정부의 입장이라고 하면 오히려 그런 위험한 길을 피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좋은 정책과 정치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앵커]

그것이 정부의 공식입장이라고 얘기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기 때문에, 다만 그런 생각을 가질 수 있는 사람들도 있다라는 것을 전해 드린 것이고요. 그렇다고 그러면 과거의 햇볕정책은 실패하지 않았냐는 것이 지금의 정부의 입장이기도 하고, 또 정부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입장이기도 합니다.

[문정인 교수/연세대 정치외교학 : 햇볕정책은 실패할 수가 없는 거죠. 햇볕이 구름이 생겼다고 없어지는 건 아니거든요. 구름이 지나고 나면 햇볕은 항상 비쳐지는 것이기 때문에 햇볕정책 같은 경우는 교류와 협력하고 상대방과 강화하고 신뢰를 구축하고 그러면서 평화를 공존하고….]

[앵커]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 핵을 개발하고 핵무기를 10개, 20개 가지고 있다고 판단되는 이 시점에서 과연 그것이 되겠느냐 하는 의문이…

[문정인 교수/연세대 정치외교학 : 햇볕정책 기본 정신으로 가면 되죠. 대화와 협상을 통해서 북한을 설득하고 지금 입장에서 북한의 핵을 동결시키고 더 이상 도발적 행위를 못하도록 하고 그 다음에 상호협상을 통해서 단계적으로 북한의 핵을 없애는 그런 방안을 짤 수 있지 않을까요?]

[앵커]

그것이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문정인 교수/연세대 정치외교학 : 저는 가능하다고 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여기에도 또 많은 반론을 제기하는 분들이 계실 것 같은데요.

[문정인 교수/연세대 정치외교학 : 물론이죠, 물론이죠.]

[앵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질문드리겠습니다. 중국과 러시아가 군사적 보복조치에 나설 것이다라는 얘기가 사드 배치 결정 이후에 굉장히 많이 나왔는데 지금 중국 정부가 본격적으로 나서는 건 없지 않느냐라는 얘기도 나옵니다. 실제로 눈에 보이는 게 별로 없는 것 같고.

[문정인 교수/연세대 정치외교학 : 지금까지 중국과 러시아가 한 건 예방적 외교를 했던 거고요. 배치하지 말아달라. 그런데 배치 결정을 내렸지만, 배치 결정을 한 건 아니지 않습니까? 아직도 기회를 보는 것이고 그다음 중국이나 러시아 같은 국가들이 단계적으로 그렇게 반응하지는 않을 거라고 봐요. 중장기적으로 가고. 특히 중국 같은 경우는 우려되는 게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가져오지 않았습니까? 자서전도 몇 십만부 팔리고 그렇게 해서 박근혜 대통령을 상당히 중요한 신뢰 구축의 끈으로 봤기 때문에 이번에 그게 깨져버렸기 때문에 제가 볼 때는 중국 사람들의 일반적 정서도 상당히 악화가 되고 이런 상황에서 결정적 순간이 왔을 때 우리에게 상당히 불리한 일을 할 수도 있다고 하는 걸 염두에 둘 필요가 있겠죠.]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만 말씀 듣겠습니다. 긴 시간을 못 드려서 죄송합니다. 연세대 정외과의 문정인 교수였습니다. 고맙습니다.

[문정인 교수/연세대 정치외교학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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