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독일 쾰른에서 일어난 집단 성폭력 사건의 파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핀란드와 스위스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일어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가뜩이나 유럽 국가들이 빗장을 걸고 있는 상황인데, 성폭력 사건까지 연이어 터지면서 유럽 내 반 난민 감정도 커지고 있습니다.
월드 비하인드입니다.

【리포터】

UN난민기구의 새 수장이 된 필리포 그랜디는 첫 기자회견에서 메르켈 독일 총리의 적극적 난민 정책에 찬사를 보냈습니다.

【싱크】필리포 그랜디 / 유엔난민기구 고등판무관
"메르켈 독일 총리의 난민 정책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또한 EU 다른 지역에서도 이 리더십을 따르길 희망합니다."

하지만 정작 칭찬의 당사자인 메르켈 총리의 마음은 편치 않습니다.

새해 전야 쾰른에서 일어난 집단 성폭력 사건의 여파가 가라앉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해 12월 31일 밤 쾰른역 부근에서, 천여명의 젊은 남성이 집단 성폭행 사건을 일으켰습니다. 그런데 가해자 중 일부가 아랍이나 북아프리카 출신이었다는 증언이 나온 겁니다.

【인터뷰】시그리드 엠 / 독일 시민
"문제는 어디에서 1천 명의 사람들이 나타났냐는 거죠. 이들은 북아프리카 출신이고 난민은 아니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이 갑자기 어디서 나타난 걸까요?"

메르켈 총리는 이 사건을 역겨운 공격이라고 비난한 뒤 엄격히 처벌하겠다고 밝혔고, 헨리에테 레커 쾰른 시장은 난민이 저지른 것으로 단정할 수 없다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싱크】헨리에테 레커 / 쾰른 시장
"난민 자격으로 쾰른에서 거주지를 제공받은 이들이 개입했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하지만 극우단체 페기다와 보수 언론들은 메르켈 총리의 난민 수용 정책이 이런 결과를 냈다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습니다.

메르켈 총리의 기독민주당과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기독사회당도 난민 수용자를 20만 명으로 제한하자며 압박에 나섰습니다.

결국 메르켈 총리는, 난민 유입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 발짝 뒤로 물러서야 했습니다.

【싱크】앙겔라 메르켈 / 독일 총리
"이민 발생 원인을 해결하고, 망명 신청이 거부된 이들을 본국으로 송환하는 등 국가적 조치를 통해 난민의 수를 줄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독일의 난민 정책이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또 악재가 터졌습니다.

핀란드와 스위스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일어난 겁니다.

지난해 12월 31일 밤 헬싱키에서는 난민 3명이 성폭력 사건을 일으켰고, 같은 날 취리히에서도 난민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성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유럽 곳곳에서 일어난 성폭력 사건은, 반난민 정서에 기름을 붓고 있습니다.

올해 현재까지 그리스에 도착한 일일 난민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11배.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의 내전과 빈곤은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테러에 대한 공포와 이민자를 향한 배척 감정, 경제적 압박 등은 유럽의 문을 점점 더 굳게 걸어 잠그고 있습니다.

월드 비하인드입니다.

<영상편집 용형진>

  • OBS 뉴스는 언제나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전화 032-670-5555
  • ▶ 이메일 jebo@obs.co.kr
  • ▶ 카카오톡 @OBS제보
저작권자 © OBS경인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