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입국자 유럽 3배, 이젠 미주발 검역 강화할 때

2020.03.24 20:50 입력 2020.03.24 20:55 수정

해외에서 유입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 지난 23일 신규 확진자 76명 가운데 해외유입 사례는 20명으로 29%를 차지했다. 22일은 22%(64명 중 14명), 21일은 15%(98명 중 15명)가 해외유입 사례였다. 최근 국내 확진자는 하루 100명 이하로 줄었지만, 해외유입 사례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코로나19 대유행이 본격화하면서 감염병 해외유입 차단이 급선무가 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9일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조치로 전 세계 모든 입국자를 대상으로 특별입국절차 시행에 들어갔다. 22일에는 유럽에서 오는 모든 사람들에 대해 진단검사를 시작했다. 공항 검역이 강화되면서 코로나19 유입 사례가 속속 확인되고 있다. 지난 20일까지 50명에 그쳤던 유럽발 확진자는 24일 기준으로 100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우려는 유럽보다 미주 쪽에 쏠려 있다. 지난 17일까지만 해도 미국 등에서 유입된 코로나19 확진자는 2명에 그쳤으나 22일에는 11배가 늘어난 22명이 됐다. 전체 해외 감염유입 사례에서도 미주는 중국을 제쳤다. 유럽에 이어 미국·캐나다를 포함한 미주지역이 새로운 위험지역으로 부상한 것이다.

미국의 코로나19 감염자는 4만명을 넘어 중국·이탈리아를 뒤쫓고 있다. 감염병을 피해 입국하는 교민들도 늘고 있다. 최근 미주발 입국자는 하루 3000여명으로 유럽발 입국자보다 3배 가량 많다. 그런데 이들에 대한 방역망은 오히려 느슨하다. 유럽발 입국자에 대해서는 전원 진단검사를 시행하고 있지만, 미주발 입국자는 증상여부를 확인하는 특별입국절차를 밟을 뿐이다. 미주 지역의 감염자가 늘고 있는 만큼 검역을 유럽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2일 미국 등에서 들어오는 입국자가 유럽의 두 배가 넘는다며 검역 강화를 약속했지만 아직 구체적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 유럽발 입국자 진단검사가 아직 순조롭지 않은 데다 검역 인력·장비 등이 충분치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코로나19 해외유입은 국내 감염병 확산의 새 뇌관이 될 수 있다. 방역 당국은 조속히 미주발 입국자에 대한 전수 진단검사에 나서야 한다. 검진 인력·시설의 효율 제고를 위해 공항 내 ‘워킹 스루’(도보 이동형 검진) 진료소 등을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다. 해외 입국자 검역 강화는 코로나19 유입 차단 조치이면서 국외 국민을 안전하게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

추천기사

기사 읽으면 전시회 초대권을 드려요!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내 뉴스플리에 저장